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연세대 학생들과 재한 홍콩 유학생 10여 명은 18일 오후 2시 30분쯤 연세대학교 정문 앞에서 홍콩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었다 (사진=차민지 기자)
홍콩 시위를 둘러싸고 대학가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연세대 학생들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침묵행진'을 진행했다.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연세대 학생들과 재한 홍콩 유학생 10여 명은 18일 오후 2시 30분쯤 연세대학교 정문 앞에서 홍콩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고 "홍콩 정부의 국가폭력을 규탄한다"고 외쳤다. 이번 '침묵행진'은 지난 11일 서울대에 이어 두 번째다.
항의의 의미로 검은색 옷과 마스크를 쓴 이들은 "홍콩 시위는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광주항쟁, 6월항쟁, 나아가 최근의 촛불을 떠올리게 한다"며 "홍콩 시위에 대한 연대는 내정간섭이 아니라 인권과 민주주의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위에 참여한 재학생 임재경씨는 "홍콩과 우리는 같은 아픔을 공유하고 있다"며 "극심한 경찰폭력과 국가폭력에 맞서 물리력으로 나 자신과 가족, 동료를 지키는 것이 어떻게 문제가 될 수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재학생 이영규씨는 "연세대학교는 이한열 열사가 군부와 싸우다 쓰러진 곳"라며 "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으로 자유와 민주의 열망으로 투쟁하는 홍콩 시민들을 외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침묵 행진을 마친 학생들이 학생회관 2층 로비에 '레넌 벽'을 설치했다 (사진=차민지 기자)
기자회견이 끝난 뒤 학생들은 홍콩 시위대의 노래 '글로리 투 홍콩(Glory to Hong Kong)'에 맞춰 학생회관 앞까지 침묵한 채 행진했다. 이어 학생회관 2층 로비에 '레넌 벽'을 설치했다.
'레넌 벽'은 1980년대 체코 학생들이 비틀즈 멤버 존 레넌의 가사를 벽에 적으며 공산주의 정권에 저항했던 데에서 유래했다.
한편 홍콩 시위를 둘러싸고 대학가에서는 크고 작은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날 서울대학교에서는 학생들이 홍콩 시위에 연대하기 위해 설치한 '레넌 벽'이 훼손됐다며 고소장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