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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할타 이정후마저' 韓 막힌 혈 누가 뚫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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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뜨다니...'12일 오후 일본 지바현 조조마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 12 슈퍼라운드 대한민국과 대만의 경기. 1회말 무사 1, 2루에서 이정후가 자신이 친 내야 뜬공을 바라보고 있다.(지바=이한형 기자)

 

21살 이정후의 존재감이 어느 새 한국 야구 대표팀 전체를 좌우할 정도까지 된 걸까. 쾌조의 타격감으로 공격을 이끌던 이정후가 침묵하자 대표팀의 막힌 혈을 뚫을 사람이 없었다.

한국은 12일 일본 지바 조조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2차전에서 대만에 0 대 7 완패를 안았다. 5안타 5볼넷을 얻어냈지만 무득점, 졸공에 허덕였다.

타선의 집중력 부재가 아쉬웠다. 물론 선발 김광현이 3⅓이닝 3탈삼진 8피안타 3실점으로 부진했던 것도 있지만 타선이 터지지 않은 게 뼈아팠다. 한국은 상대 우완 선발 장이의 6⅔이닝 4피안타 4볼넷 무실점 호투에 당했다.

무엇보다 1회말 절호의 기회가 무산된 게 패인으로 꼽힌다. 한국은 1회 박민우의 볼넷, 김하성의 투수 강습 안타로 무사 1, 2루를 맞았다.

다음 타순은 앞선 경기까지 이번 대회 타율 5할3푼8리, 절정의 타격감을 보이던 이정후. 하지만 이정후는 장이의 4구째 몸쪽 높은 속구를 받아쳐 2루 뜬공으로 아웃됐다. 2볼-1스트라이크 유리한 카운트에서 상대 스트라이크를 노렸지만 결과가 아쉬웠다.

기회는 이어졌다. 장이의 보크로 1사 1, 2루가 2, 3루로 바뀌었다. 외야 뜬공 하나면 선취점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4번 박병호가 짧은 중견수 뜬공을 때리며 3루 주자 박민우가 뛰지 못했고, 5번 김재환은 장이의 변화구에 삼진으로 물러났다.

초반 기선 제압을 하지 못하자 바로 상대에게 흐름을 내줬다. 김광현이 2회 2실점한 데 이어 4회도 1실점하며 0 대 3으로 끌려갔다.

'아쉬운 4번 타자' 12일 오후 일본 지바현 조조마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 12 슈퍼라운드 대한민국과 대만의 경기. 6회말 무사 상황에서 한국 박병호가 땅볼 아웃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지바=이한형 기자)

 

대표팀도 기회는 있었지만 집중력이 부족했다. 2회말 양의지, 허경민의 볼넷으로 2사 1, 2루 찬스를 맞았으나 박민우가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4회 1사 1루에서는 민병헌이 병살타를 때렸다.

5회가 특히 아쉬웠다. 박민우의 볼넷과 도루로 만든 2사 2루에서 이정후가 때린 잘 맞은 타구가 상대 유격수의 호수비에 걸려 득점이 무산됐다. 0 대 6으로 벌어진 7회말에는 1사에서 민벙현이 2루타를 날렸지만 후속 타자들이 범타로 물러났고, 8회도 2사 1, 2루에서 양의지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번 대회 대표팀의 공격을 주도한 선수는 이정후였다. 3번 타순에서 이정후는 앞선 2번의 김하성과 함께 맹타를 휘두르며 기회를 만들거나 해결해줬다. 미국과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도 1회 김재환의 3점 홈런에 앞서 김하성, 이정후의 안타에 이은 출루가 있었다. 둘은 나란히 4타수 3안타 1타점을 올렸고, 김하성이 2득점, 이정후가 1득점을 기록했다.

대만전에서도 기회는 적지 않았다. 1번 박민우가 2번, 김하성이 1번, 이정후도 1번씩 출루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야속한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이번 대회 한국은 팀 타율 2할4푼2리를 기록 중이다. 이정후(4할7푼1리), 김하성(3할5푼3리)를 빼면 3할 타자가 없다. 특히 4번 타자 박병호와 6번 양의지가 1할대 타율에 그쳐 있고, 박민우와 김재환도 2할이다.

김경문 감독은 타순에 변화를 줄지 고민이다. 대만과 경기 뒤 김 감독은 "내일과 모레 경기가 없으니 편하게 쉬면서 (김재현) 타격코치와 상의해 멕시코전 라인업을 들고 나오겠다"고 밝혔다. 과연 한국 야구의 막힌 혈은 누가 뚫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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