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크였는데...' 11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 12 슈퍼라운드 대한민국과 미국의 경기. 9회초 조상우가 역투를 하고 있다.(도쿄=이한형 기자)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한국-대만의 슈퍼라운드 2차전이 열린 12일 일본 지바 조조마린스타디움. 경기 전 한국 선수단은 전날 미국과 1차전 판정에대해 더 이상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먼저 김경문 감독은 "장기적으로 이 대회가 더 길게 성공적으로 가려면 판정에 대해 불만을 얘기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초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미국전 3회말 1사에서 이정후의 2루타 때 1루 주자 김하성이 홈에서 아웃된 판정에 대해 대회 조직위원회 측에 어필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선수단이 코치진과 상의한 끝에 불이익에 대한 우려 분위기가 높아 항의를 하지 않기로 했다. 또 김 감독도 "지금 잘 하고 있는데 자극하지 말자는 생각"이라고 만류했다.
물론 아쉬움은 있다. 김 감독은 "우리 경기에 일본 심판이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주심을 보는 것은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더욱이 이후 미국에 역전을 허용했다면 경기에 영향을 줄 수 있었던 장면"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미국 포수는 김하성을 태그하지 못한 것으로 보였으나 비디오 판독 끝에도 아웃이 유지됐다.
하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불만 표시를 자제하기로 했다. 김 감독은 "우리가 이미 이겼고, 다음 경기도 있다"면서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조직위가) 미안해 할 것"이라고 웃으며 넘겼다. 이어 "다음 경기에는 일본 주심이 배정되지 않을 것 같다"고 은근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9회 마운드에 올랐던 조상우는 "사실 초구를 한복판에 넣었는데 볼이 되니까 화가 나긴 했다"면서 "그걸 자제해야 하는데 어제는 그러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조상우는 첫 타자 알렉 봄을 볼넷으로 내보냈고, 1사 뒤 앤드루 본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삼진 1개를 잡아내며 실점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조상우는 "국제대회에서 심판들이 다르기 때문에 일관된 판정이 내려지긴 어렵다"고 강조했다. 조상우와 9회 배터리를 이룬 포수 박세혁도 "초구가 볼이 되니까 조상우가 어깨에 힘이 들어간 것 같았다"고 거들었다.
어차피 동일한 조건이면 극복을 해야 할 부분이다. 박세혁은 "KBO 리그도 심판 성향이 달라 존도 다르다"면서 "국제대회도 똑같다고 생각하고 경기해야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조상우도 "어제 출전했지만 오늘도 던질 힘이 있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