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포항지진 2년…해답없는 이재민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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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진 2주년 특집기획 ①]

※ 오는 15일이면 포항지진 발생 2주년을 맞는다. 하지만 이재민들은 여전히 대피소 등에서 생활하고 있고, 인재로 밝혀졌음에도 지진특별법 제정과 지역 경제 회복은 아직도 요원한 실정이다. 포항CBS는 '포항지진 2주년 특집기획'을 마련해 세 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해답없는 이재민 생활
(계속)


(사진=김대기 기자)

 

"우린 피해자인데...왜 짐 짝 취급을 당해야 하나요"

지난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의 포항지진으로 경북 포항 북구 흥해실내체육관은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재민들의 대피소로 쓰이고 있다.

포항시는 현재 흥해 실내체육관에 거주중인 이재민들을 오는 15일부터 포항 장량동 LH임대주택에 입주시킬 예정이다.

포항시에서 임대료를 대신 내주고 이재민들은 관리비만 내고 2년 동안 살 수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임대주택 입주를 원하는 주민들은 모두 이주할수 있는 대상이 된다"면서 "하지만 자녀 통학문제 등을 이유로 일부는 스스로 체육관에 남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포항시에 등록된 흥해실내체육관 이재민 96가구 가운데 62가구가 신청했고, 나머지 24가구는 본인들이 원해 체육관에 남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재민들의 입장은 다르다. 체육관에서 2년을 생활한 터라 체육관을 나가고 싶은 생각은 굴뚝같지만 갈수가 없다.

이재민에게 지원하는 임대주택은 12평과 15평이어서 식구수가 4~5명 이상이 되는 가족은 갈수가 없다.

이재민 A씨는 "가족이 5명이다. 임대아파트에 가보니 좁아서 도저히 살수 없어 보였다"면서 "큰 아파트를 원하는게 아니다. 18평, 20평은 돼야 5명이 살수 있지 않겠냐"고 하소연했다.

여기에 임대아파트에 2년 동안만 살수 있는 것도 이재민들의 막힌 속을 더욱 답답하게 하고 있다.

한미장관맨션 이재민 B씨는 "2년 뒤에는 임대주택에서 나와야 한다. 나온 뒤에는 다시 아파트에 들어가야 한다더라"면서 "지금도 못사는 집에 2년 뒤에는 들어가야 하는거냐"고 가슴을 쳤다.

이어 "1평짜리 텐트에 2년을 살았다. 5평이든 10평이든 마음놓고 살수 있는 집만 준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갈 것"이라고 울먹였다.

이재민 C씨는 "임대주택에 가게 되면 애가 장성동까지 흥해까지 통학을 해야한다. 버스도 없는 곳을 10살 애가 통학할수 있겠냐"면서 "전학을 간다해도 2년 뒤에 다시 전학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나마, 이들과 같이 포항시에 흥해실내체육관 이재민으로 등록된 지진 피해자들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포항시는 11.15지진이 난 후 흥해실내체육관에서 생활하는 이재민을 등록했다.

하지만 이후 병원 입원, 추가지진 피해 등의 이유로 상대적으로 늦게 체육관에 들어간 이재민들은 포항시가 등록을 받아 주지 않았다.

이재민으로 등록이 안됐으니 이번 LH임대주택 입주 신청도 하지 못했다.

이재민 D씨는 "병원 입원했다가 체육관에 왔는데 등록이 안된다더라"면서 "지진 때문에 집이 상한 이재민이 분명한데 왜 이재민 인정도 못받냐"고 하소연했다.

(사진=김대기 기자)

 

지진 이재민 610여가구 가운데 2년이 지난 지금까지 440여가구가 임대주택을 전전하거나 차가운 체육관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재민 E씨는 "날이 추워졌어도 전기장판도 못 튼다. 손난로에 하나로 밤을 버틴다"면서 "밤 10시면 소등을 하고 자는데 수용소에 수용된 것 같은 기분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열발전이 일으킨 인재의 피해자인데 보호는 못받을 망정 짐 짝 취급을 당하는 신세가 처량하기만 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하루아침에 집을 잃은 이들은 현실적인 주거대책을 요구하는데 반해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은 이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한미장관맨션 이재민 F씨는 "한미장관은 흥해에서도 제일 잘 지은 집이라고 소문난 곳이었다"면서 "하지만 지진 이후에 곰팡이가 피고 비오는 날이면 물이 새 홍수가 난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자 체육관 안팎과 텐트에는 '포항시는 지침보다 법을 적용하라', '보수가 웬 말이냐, 안전한 주거대책 마련하라' 등의 글귀가 내걸려 이재민들의 심정을 대변한다.

지진 후 3번째 겨울을 맞은 이재민들. 이들에게 포항지진은 지금도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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