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12월호 (사진=샘터사 제공)
올해 12월호를 마지막으로 무기한 휴간 소식이 전해졌던 최장수 월간 문화교양지 '샘터'가 독자들의 성원과 일부 기업의 후원에 힘입어 다시 발행된다.
6일 샘터사는 보도자료와 홈페이지를 통해 "경영난으로 사실상의 폐업이나 다름없는 무기한 휴간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독자들의 진심어린 응원과 뜻 있는 기업에서 후원 의사를 밝혀 잡지 발행 중단 없이 계속 이어나가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1970년 4월 창간한 '샘터'는 49년의 긴 세월 동안 수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문인과 명사들의 이야기는 물론이고, 평범했던 우리네 이웃들의 이야기까지 다양하고 따뜻한 글로 우리 곁을 찾았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스마트폰의 확산 등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나타난 출판계의 침체를 샘터 역시 피해가지 못했다.
한때 매달 50만부가 팔리며 국민 잡지로의 명성을 드높이기도 했지만 현재는 2만부 가량이 제작·판매되고 있는 상태다. 지난 2017년에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동숭동 사옥을 매각하기도 했다.
적자가 누적되고 경영난이 심화되자 지난달 22일 샘터는 결국 올해 12월 발간 예정인 598호를 마지막으로 무기한 휴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하지만, 샘터를 기억하던 독자들은 샘터의 위기를 외면하지 않았다. 무기한 휴간 소식이 전해진 뒤 독자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샘터 부활에 힘을 쏟았다.
샘터사의 이종원 편집장은 6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휴간 소식이 전해진 뒤 수많은 연락이 쏟아졌다"며 "대부분 샘터같은 잡지가 폐간되는 것이 아쉽다. 방법을 찾아보자는 그런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샘터를 보시던 분들 중 구독 기간이 남아있던 분들은 연장 신청을 해주셨고, 샘터를 그동안 보지 못했던 분들도 구독신청을 할테니 노력해달라는 의견을 보내와 여러가지 상황에 변화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특히 어느 한 재소자는 장문의 편지를 보내 '비록 갇혀있는 처지이지만 사회에 남아있는 돈을 익명으로 기부할테니 반드시 샘터를 계속 내 달라'는 의견을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의 후원도 큰 힘이 됐다.
샘터사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본사 임원이 서울 혜화동 샘터사를 방문해 위로와 함께 "국민잡지인 샘터 발행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면 후원, 임직원들의 구독캠페인 등을 통해 아무런 조건 없이 지원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우리은행 외에도 샘터의 휴간을 안타까워한 여러 기업에서 직·간접적으로 후원 의사를 밝혀 현재 구체적인 후원 방법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따뜻한 손길에 샘터 역시 힘과 용기를 얻었다. 경영난이 일순간에 해소되지는 않겠지만, 임직원 모두가 정상화를 위해 머리를 맞대어 위기를 타개해 나가기로 했다.
이 편집장은 "독자와 기업들의 응원과 후원에 힘입어 내부적으로 경비절감 방안 등 자구책을 생각해보고 어떻게 해서든 샘터를 끌어 나가기로 최종 결정했다"면서 "특히 내년 4월 '창간 50주년 기념호' 등의 준비를 계속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