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직후 구조돼 맥박이 뛰었는데도 헬기 이송이 이뤄지지 못했던 사실이 5년 만에 드러난 희생자 유가족이 국회에 나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희생자 故임경빈 군 어머니 전인숙(46)씨는 5일 오후 유가족 단체인 4·16 가족협의회와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회에서 기자회견 중인 故임경빈 군 어머니 전인숙씨(사진=김광일 기자)
전씨는 최근 공개된 구조 당시 영상을 언급하며 "구조를 한다고 할 만한 내용은 전혀 없었다. 하늘에 다녀야 할 헬기나 항공기는 업무를 다니는 용도로만 사용됐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와 수색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당시 부유물과 함께 있었던 경빈이는 좀 더 빨리 발견될 수 있었다. 의문투성이었던 구조상황은 영상을 통해 엄청나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이렇게까지 나왔는데 아직도 검찰은 대수롭지 않게 단순 사고로 치부하며 또 지나칠 것이냐"면서 "국가가 나서서 진상규명, 전면 재조사, 재수사를 시작해 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전씨를 비롯한 유가족 20여명은 이날 "진상규명 방해 범죄에 앞장선 자가 바로 지금 자유한국당 대표인 황교안 당시 법무부장관"이라고 주장하며 "황 대표는 얼마 전 이진숙 전 MBC 보도본부장을 새로운 영입인사로 발탁했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이진숙은 참사 당시 '전원구조 오보참사'를 낸 책임자"라며 "편파적인 왜곡보도로 세월호 언론참사를 이끌었던 저질 언론인"이라고 비난했다.
또 "이 책임자들을 법에 따라 처벌하기 위해 전면적이며 철저한 재수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이제는 국회가 앞장서서 함께 해 주시길 간곡히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예산안 심사를 위해 열린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조현배 해경청장은 임군이 헬기에 탑승하지 못한 데 대해 "유족과 국민들에게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유가족에게 사죄할 의사가 있는지' 묻는 민주당 박완주 의원 질의에 "해경청장 입장에서는 그 당시 상황이 적절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