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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별장 논란' 의혹 규명, 조사특위 열지 못한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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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중구의회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
계획서만 채택, 증인 등 제대로 조사 못해
더불어민주당 5명-자유한국당 5명 구성
회의 당일 한국당 구의원들 전원 불출석

울산 중구의회 본회의 장면.(사진 = 중구의회 제공)

 

박성민 전 울산중구청장 재임 당시 추진됐던 사업을 둘러싼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중구의회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가 조사를 한차례도 하지 못하고 끝났다.

자유한국당 구의원들이 출석을 하지 않아 정족수 미달로 자료 제출과 증인 채택에 필요한 회의가 열리지 못했는데 불성실을 넘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중구의회는 지난 6월 24일 본회의를 열어 '입화산 잔디광장 관리시설 등 추가 의혹 규명을 위한 행정 사무조사 발의안'을 가결했다.

7월 3일에는 중구의회 신성봉 의장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 5명, 자유한국당 5명 등 의원 10명 전원이 참여하는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7월 17일에는 행정사무조사 계획서를 의결했다.

조사특위는 박성민 전 중구청장 재임 당시 설치된 입화산 잔디광장 관리시설, 중구문화의전당 VIP 대기실 물품구매와 청사관리 등 4건을 조사할 예정이었다.

올해 초 해당 시설과 관련해 용도가 불분명하거나 일부 특정인이 사용한 기록과 흔적, 담당부서도 출처를 알지 못하는 비품이 나오면서 의혹이 제기됐다.

입화산 잔디광장 관리시설은 벽난로, 바베큐 그릴, 수제 원목 테이블과 가죽의자, 고급 오디오가 설치돼 있어 호화별장 논란이 일었다.

중구문화의전당 VIP 대기실의 경우, 전·현직 구의원들이 출입문 지문등록을 하고 직원이 퇴근하고 없는 밤 늦은 시간에도 대기실을 드나들었다.

울산 중구문화의전당 VIP 출연자 대기실 내부 모습.(사진 = 반웅규 기자)

 

이곳에 설치된 서랍장과 냉장고에서는 양주잔, 와인잔, 와인, 와인따개, 진공마개가 발견됐는데 아직까지 출처와 사용자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된 추가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꾸려진 조사특위는 자료 제출과 증인 채택에 필요한 회의를 10월 17일 예고했지만 열지 못했다.

조사특위 10명 중 6명 이상 참석해야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데 자유한국당 구의원 5명 전원이 출석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식조사는 커녕 회의조차 할 수 없게 된 조사특위가 활동 기간을 연장하기로 하고 10월 25일 해당 건을 다룰려고 했지만 무산됐다.

이 날도 한국당 구의원 5명 전원은 출석하지 않았다. 그렇게 조사특위 활동은 끝났다.

조사특위 부위원장 김기환 구의원(한국당)은 "우리 당 의원들은 추가 의혹 규명을 위한 조사특위 활동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선 조사특위 활동에서 충분히 결론이 나왔고 박성민 전 구청장으로부터 소명이 된 만큼, 재탕, 삼탕할 수 없었다"고 했다.

김 구의원은 "다시 조사특위가 같은 내용을 다룰 경우 구청 공무원들의 행정력을 낭비할 수 있고 의회에 대한 불신을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VIP 대기실 한 켠에 설치된 샤워실 겸 분장실 책상 위에 와인따개, 진공마개(사진 오른쪽)가, 찬장에는 찻잔과 양주잔, 와인잔이 정렬돼 있다.(사진 = 반웅규 기자)

 

하지만 추가 의혹을 규명하겠다며 전 의원들이 동의하에 조사특위를 다시 꾸리고 조사 계획서까지 의결한 상황에서 김기환 구의원의 해명은 앞뒤가 맞지 않다.

정족수 미달로 회의를 열지 못한 것에 대한 불성실은 고사하고 오히려 의원들이 중구민들을 농락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조사특위 위원장 김지근 구의원(민주당)은 "조사특위를 꾸려놓고 제대로 조사를 하지 못하 것에 대해 구민들에게 죄송할 뿐이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조사특위를 5대 5로 구성해 출발할 때부터 문제가 있다고 일부 의원들이 지적했지만 의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당 구의원들 입장에서는 박성민 전 구청장을 증인으로 부르는 것이 부담이 되고 행여 부르더라도 채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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