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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탑승권 '기계' 아닌 '인간'이 발권하면 돈 더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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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제주항공이 카운터에서 탑승권 발급 때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수료를 내지 않으려면 모바일이나 '키오스크(무인자동화기기)'를 사용하면 되는데, 이는 디지털 소외 계층인 중∙장년층을 외면한 조치라는 지적이다.

제주항공은 4일부터 국내선 카운터에서 탑승권을 발급하면 수수료 3000원을 부과한다. 현장 발권도 아닌 탑승권 발급 단계에서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국내항공사 중 제주항공이 처음이다.

수수료 부과 대상은 '모바일 탑승권이나 키오스크 이용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카운터에서 탑승권 발급을 희망하는 고객'이다. 유아 동반 승객, 교통약자, VIP 승객 등은 수수료 발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무료로 탑승권을 발급받으려면 공항 도착 전에는 모바일 체크인, 공항에서는 키오스크를 이용하면 된다.

제주항공은 빠른 탑승 서비스를 제공하고 스마트 공항을 구현하는 것이 취지라고 밝혔지만 소비자의 입장은 다르다.

지난 주말 공항을 이용했다는 A(63)씨는 "무인기기 앞에서 한참을 쩔쩔 매다 체크인 시간을 놓쳤다. 결국 카운터에 찾아가 겨우 체크인하고 비행기를 탔다"고 밝혔다. 키오스크 이용이 부담스러워 항상 카운터를 찾는다는 B(54)씨도 "카운터에서 탑승권을 발급받으면 수수료를 내야 한다니 당황스럽다. 요즘에는 비행기 탈 때뿐 아니라 프랜차이즈점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려고 해도 무인기기로 주문하라고 하더라. 기업들이 무인기기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중∙장년층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김범중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카운터에서 탑승권 발급시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에 관해 "IT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에 대한 차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노년층, 특히 75세 이상인 분들 중 60%가 스마트폰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 그런데 이분들에게 탑승권을 키오스크로 발급받으라고 하는 것은 비행기를 타지 말라는 의미나 다름 없다. 노년층의 이동권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주항공 관계자는 "올해 1~6월 제주항공 국내선 탑승자를 조사한 결과 전체 탑승객의 70%가 탑승권을 발급할 때 키오스크나 모바일 체크인을 이용했다"며 "이를 최대한 끌어올려보자는 캠페인 성격으로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키오스크 사용을 어려워하는 탑승객도 있다는 점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키오스크 사용이 정착될 때까지 직원들이 항상 상주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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