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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 군 면제, 사상 최초까지' 좀비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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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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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소프트테니스 간판 김진웅 인터뷰

'소프트테니스 역사 썼다' 김진웅이 28일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단식 2연패를 일군 뒤 태극기를 들고 코트를 돌고 있다.(타이저우=한국 선수단 제공)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극적으로 이뤄낸 병역 혜택에 이어 세계 소프트테니스 역사 창조까지. 남자 단식 간판 김진웅(29·수원시청)의 전성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김진웅은 28일 중국 타이저우 스포츠 센터 실내 코트에서 열린 제 16회 세계소프트테니스선수권대회 단식 결승에서 니우주다(중국)을 게임 스코어 4 대 0으로 눌렀다. 15분 만에 거둔 완승이었다.

지난 2015년 인도 뉴델리 대회까지 2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지금까지 소프트테니스에서 세계선수권 남녀 단식 2연패는 없었다. 단식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5년 일본 기후 대회 이후 김진웅이 최초로 단식 2연패를 이룬 것이다.

이 사이 김진웅은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단식과 단체전까지 2관왕에 올랐다. 올림픽 종목이 아닌 소프트테니스에서 사실상 빅매치를 모두 휩쓴 것이다.

특히 김진웅은 아시안게임에서 극적으로 군 면제 혜택을 받은 사연으로도 잘 알려졌다. 당시 김진웅은 입대 영장을 받고 아시안게임에 나섰다.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곧바로 귀국해 일반병으로 입대해야 했던 상황. 어쩌면 은퇴할 수도 있던 위기였다.

그러나 김진웅은 단식에 이어 단체전까지 금메달을 따내며 선수 생활을 이었다. 당시 인터뷰에서 김진웅은 "군 문제 때문에 심적으로 힘들었지만 참고 열심히 훈련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후에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단체전 우승을 안긴 데 이어 올해 회장기 전국대회도 2관왕에 올랐다. 그러더니 세계선수권 2연패라는 역사까지 쓴 것이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극적으로 병역 혜택을 받은 김진웅이 태극기를 들고 포즈를 취한 모습.(사진=한국실업소프트테니스연맹)

 

김진웅의 별명은 '좀비'다. 아무리 공격해도 쓰러지지 않고 다시 살아나는 좀비처럼 어떤 공격이든 다 받아넘긴다는 뜻에서다. 때문에 상대가 질려서 경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적잖다.

이에 대해 김진웅은 "나를 힘들게 생각한다는 뜻으로 알기 때문에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스피드가 있거나 파워 있게 결정짓는 것보다 체력적으로 뛰어서 끌고 가기 때문에 상대가 질리는 것 같다"면서 "여기에 경험이 쌓여서 공을 보는 눈이 생겼다"고 말했다.

180cm에 65kg 정도인 김진웅은 대표팀에서도 가장 호리호리한 체격이다. 김진웅은 "지구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러닝과 왕복 달리기 등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소속팀 수원시청 한재원 코치는 "워낙 말수도 적고 성실하게 훈련밖에 모르기 때문에 살이 찔래야 찔 수가 없다"고 귀띔했다.

당초 김진웅은 학창 시절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다. 경기도 안성초등학교 4학년 때 선수로 입문했는데 한경대학교 3학년까지 전국 대회 4강 정도가 최고 성적이었다. 김진웅은 "대학 4학년 때 권영태 감독님과 체력 및 기술 훈련을 강도높게 진행하면서 성적이 나기 시작했다"고 돌아봤다. 그때부터 세계선수권 우승 등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좀비처럼 끝까지 살아남아 대기만성을 이룬 셈이다.

좀비의 전성시대는 더 이어질지도 모르겠다. 한 코치의 말처럼 워낙 철저하게 몸 관리를 하고 있다. 김진웅은 "(임교성) 감독님과 코치님 지도 하에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면서 "수원시청과 수원시체육회 지원도 든든하기 때문에 운동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고마움과 함께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진웅은 "일단 이번 대회 단체전까지 2관왕 2연패에 도전한다"면서 "몸 관리를 잘 해서 아시안게임 2연패와 세계선수권 3연패에도 도전해 소프트테니스를 더 알리고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말수가 적은 김진웅이 하는 다짐. 거기에 좀비라는 별명까지 상기하면 다른 선수들에게는 더 무섭게 들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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