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이상 장기실업자가 2014년 이후 추세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증가 원인은 구조적 요인에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장기실업 증가세와 실업률 개선을 위해서는 구조개혁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28일 한국은행 'BOK 이슈노트'에 조사국 오삼일 과장 등 연구팀이 게재한 '실업자의 이질성 분석: 구직기간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2006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월평균 단기실업자는 24만5000명, 장기실업자는 11만5000명이 노동시장에 유입되고 있다.
단기실업자는 구직기간이 2개월 이하, 장기실업자는 3개월 이상인 실업자다. 연구팀은 매달 공표되는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실업자의 구직기간 정보를 활용해 통계를 산출·추정했다.
연구팀은 "실업률 변동은 경기뿐만 아니라 실업자의 구성에도 영향을 받으므로 개별 실업자의 특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장기실업자의 비중이 높을수록 실업률 하락이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취직확률(구직 1개월 이내 취업할 확률)은 장기실업자가 평균 33.4%인 반면, 단기실업자는 이보다 높은 평균 53.0%로 추정됐다. 평균실업기간은 장기실업자가 3.0개월, 단기실업자는 1.9개월로 나타났다.
장기실업자의 취직확률은 2015~2017년중 대폭 하락했고, 단기실업자 취직확률은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하락 추세를 보인다. 연구팀은 실업자의 취직확률이 금융위기 이후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는 기존 연구결과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장기실업자는 재취업·해고에 의해 발생하는 비중이 크고, 이 경우 실업 탈출도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실업사유 비중을 구직기간별로 구분하면 '노동시장 재진입'(재취업), '해고'에 의한 실업자는 구직기간 1개월 이하인 단기보다 구직기간 5개월 이상인 장기에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 재진입 및 해고에 의한 실업자는 다른 사유에 의한 실업자보다 취직확률이 크게 낮았다.
또 연구팀은 필립스곡선 추정을 통해 분석한 결과 장기실업자 증가는 구조적 요인에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장기실업이 경기변동이 아닌 구조적 요인과 밀접한 만큼, 재정·통화 정책을 통해 해소가 어렵다는 얘기다.
연구팀은 "경기적(transitory) 요인에 의한 장기실업자 증가는 총수요 정책을 통해 대응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며 자연실업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면 구조적(structural) 요인에 의한 장기실업자 증가는 자연실업률 상승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정책대응에 한계가 있다. 총수요 확대를 통한 노동수요 증가가 개별 실업자의 특성, 기술편향 혁신 등의 구조적 요인들을 변화시킬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