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5회초 2사 만루, 두산 오재원이 역전 2타점 1루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두산 베어스가 통산 6번째 한국시리즈(KS)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써낸 극적인 역전 드라마의 결말은 해피엔딩이다.
두산은 26일 서울 고척 스카임돔에서 열린 2019 KS 4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키움 히어로즈를 9-11로 제압했다. 파죽의 4연승을 내달린 두산은 지난해 준우승에 머문 아쉬움을 털어내고 정상에 올랐다.
통산 6번째 KS 우승이다. 두산은 1982년 첫 감격을 누린 데 이어 1995년, 2001년, 2015년, 2016년 패권을 차지했다. 그리고 통합 우승으로 6번째 KS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올해는 더욱 극적인 우승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두산은 8월 15일까지만 하더라도 선두 SK 와이번스에 9경기 뒤진 3위에 머물렀었다. 그러나 이후 SK의 극심한 부진과 두산의 상승세가 맞물리면서 격차를 좁혀갔다.
최종전까지도 리그 우승은 안갯속이었다. 두산은 SK에 0.5경기 뒤진 2위로 리그 최종전을 맞이했다. 승리하면 우승, 패한다면 2위로 정규시즌을 마치는 상황이었다.
두산은 NC 다이노스와 최종전에서 8회초까지 2-5로 끌려갔다. 2위 확정이 가까워지던 순간. 그러나 기적을 써낸 두산이다. 두산은 8회말 2사 2, 3루에서 공격에서 허경민의 2타점 적시타로 4-5를 만들고 NC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그리고 대타 김인태의 3루타가 터지면서 5-5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5회초 2사 만루 두산 오재원 2타점 역전 적시타 때 두산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세가 오른 두산은 9회말 1사 2루에서 박세혁의 끝내기 안타가 나오면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리그 우승이 확정되는 끝내기 안타였다.
두산은 이 승리로 KBO리그 38년 역사상 최다 경기 차 역전 우승을 달성했다. 종전 최다 경기 차 역전 우승은 2011년 삼성 라이온즈가 SK를 상대로 기록한 7경기다.
최초 기록도 써냈다. KBO리그 역사상 상대 전적으로 우승팀을 가린 적은 없었다. 단일리그로 치러진 1989년 이후 정규시즌 최종일에 우승팀이 가려지는 것은 앞서 두 차례 있었지만 모두 경기 차가 있었다. 두산은 상대 전적으로 우승을 차지한 최초의 팀이 됐다.
끝내기 승리는 KS 무대에서도 이어졌다. 두산은 1차전 6-6으로 팽팽하게 맞선 9회말 1사 만루에서 오재일의 끝내기 안타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2차전은 더 극적이다. 3-5로 끌려가며 맞이한 9회말에서 허경민-오재원-김재호의 연속 안타로 4-5로 따라갔다. 이어 대타 김인태의 희생플라이로 5-5를 만든 두산은 박건우의 끝내기 안타가 터지면서 2연승을 달렸다. 정규시즌 최종전을 포함하면 3경기 연속 끝내기 승리다.
이날 경기 역시 극적이다. 9회말 허경민의 수비 실책으로 9-9 동점을 허용하며 연장전에 접어든 두산. 곧바로 이어진 공격에서 오재원이 2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오재일-김재환의 적시타로 확실한 승기를 잡고 승리를 만끽했다.
통합우승으로 끝낸 두산의 2019시즌. '미러클 두산'이라는 수식어가 그 어느 때보다 어울리는 시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