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UNIST 에너지화학공학부 장성연 교수와 국민대학교 응용화학부 도영락 교수.(사진=UNIST 제공)
기존 평지나 지붕에서 더 나아가 건물 외벽에도 설치할 수 있는 태양전지가 개발됐다.
태양광 발전 시스템이 단순 에너지 생산을 넘어 건축물을 다채롭게 꾸밀 수 있는 영역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유니스트(UNIST, 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화학공학부 장성연 교수팀은 국민대학교 응용화학부 도영락 교수팀과 공동으로, 건물 외벽에 부착이 가능한 '풀컬러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전지는 태양전지의 효율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색상을 구현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기존 상용화된 실리콘 태양전지의 발전효율은 태양광이 전지로 들어오는 각도(입사각도)에 영향을 받는다.
이런 이유로 건물 외벽처럼 태양광이 비스듬하게 들어오는 장소에는 설치하기 어렵다.
공동연구팀은 빛 반사 영역을 최소화한 '나노 필터(nano filter)' 와 입사각의 영향을 받지 않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이용해 두 문제를 해결했다.
나노 필터는 나노미터(㎚, 1㎚는 10억 분의 1m) 두께를 지닌 서로 다른 굴절률을 갖는 박막층을 연속적으로 코팅해 특정 파장을 반사하도록 제조한 필터다.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는 결정의 한 형태로, 최근 차세대 태양전지의 광활성(태양광을 받아 전자를 만드는 부분)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나노 필터가 빛 반사 파장과 각도를 최소화 하면서 태양전지는 색상을 띠면서도 최대한 많은 태양광을 흡수한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태양광 입사각이 달라져도 발전효율 저하가 거의 없어 일정한 효율을 유지할 수 있다.
실제 나노 필터를 적용한 풀컬러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은 19%에 이르렀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풀컬러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구조와 색상구현.(사진=UNIST 제공)
나노 필터에는 자외선을 차단하는 기능도 추가했다.
자외선이 가진 높은 에너지는 태양전지를 노화시키는 주범인데, 이 부분을 나노 필터로 제거했다.
이에 따라 태양전지 안정성은 더욱 높아진다는 거다.
장성연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다양한 색상의 태양전지는 매우 선명한 색깔을 구현하면서도 광전변환 효율과 안정성이 높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또 "기본적인 에너지 생산과 함께 건축물 외벽에 적용할 수 있는 미적 감각까지 가능해 앞으로 건축 분야에서 새로운 수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했다.
이 연구는 나노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ACS Nano' 10월호에 출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