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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 투입과 대타 김인태, 미라클 두산 연출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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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오재원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2루수 최주환이 7회말 키움 히어로즈 불펜투수 양현을 상대로 헛스윙 삼진을 당하자 오재원의 교체 투입을 결심했다.

이때까지 두산은 키움에 2대5로 지고 있었다. 두산은 8회초 오재원을 2루수로 교체 투입했다. 이같은 결정에는 오재원에게 경기 감각을 쌓을 기회를 주는 것 외에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김태형 감독은 "최주환의 타격 컨디션이 썩 좋지는 않다. 마지막에 어이없는 삼진을 당했는데 그러면 수비에서 위축되는 경우가 있다. 거기서 수비를 보완하려고 했다"고 오재원을 출전시킨 이유를 설명했다.

오재원은 올시즌 정규리그에서 타율 0.164로 크게 부진했다. 무릎 십자인대 염증으로 인해 1군에서 말소되기 직전인 9월19일 경기가 한국시리즈 이전 마지막 출전경기였다.

하지만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오재원의 집중력은 마지막 승부처에서 빛을 발했다,

오재원은 두산이 3대5로 뒤진 9회말 무사 1루에서 좌중간을 시원하게 가르는 2루타를 때려 자신을 포함한 동점주자 2명을 순식간에 득점권 위치에 올려놓았다.

1차전에서 끝내기 패배를 당했던 키움은 또 한번 마무리 오주원의 난조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안타 하나면 동점이 되는 상황으로 불펜에게 상당한 부담감이 가중됐다.

키움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김재호가 중견수 방면 짧은 안타를 때려 3루주자 허경민을 홈으로 불렀다. 점수차는 1점이 됐다.

계속된 무사 1,3루에서 김태형 감독은 1루주자를 김재호에서 류지혁으로 바꿨다. 그리고 포수 이흥련 타석에 김인태를 대타로 내세웠다.

과감한 결정이었다. 2016년 1군 무대에 데뷔한 김인태가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포함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한국시리즈 2차전 9회말 타석이 김인태에게는 가을야구 데뷔 타석이었던 것이다.

김태형 감독은 김인태를 대타로 투입한 이유로 "후반기부터 감이 좋았다. 빠른 공에 강점을 보였다. 마침 투수가 사이드암이었다. 그 상황에서 어떻게든 외야플라이 등 컨택트가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두산은 정규리그 막판 '대타 김인태' 카드로 크게 성공한 기억을 갖고 있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이 걸린 NC 다이노스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극적인 6대5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8회말 5대5 동점을 만든 대타 김인태의 3루타가 역전의 발판이 됐다.

김인태는 키움 한현희가 던진 초구 149km짜리 직구를 공략해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렸다. 3루주자 오재원이 여유있게 홈을 밟을 수 있을만큼 타구를 충분히 멀리 보냈다.

김인태가 또 한번 대타로 귀중한 동점 타점을 올린 장면이었다. 포스트시즌의 첫 경험은 달콤했다. 김인태는 "함성을 들으며 타석에 들어섰는데 소름이 돋으면서 오히려 집중이 됐다"고 말했다.

못 쳐도 연장전이라는 생각에 마음 편하게 타석에 들어선 다음 타자 박건우는 길었던 한국시리즈 슬럼프를 깨는 끝내기 안타로 두산의 6대5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두산의 2차전 역전승에는 이처럼 경기 막판 흐름에 영향을 끼친 과감한 결단들이 배경으로 깔려 있다. 결과론일 수도 있지만 성공한 결정은 기막힌 한수로 기억될 것이고 이는 선수단 전체의 사기 진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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