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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떼 방북으로 시작된 금강산관광 '빨간불'…1조 손실액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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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 전문가로 조직 정비하던 현대 '날벼락'
2008년 박왕자 피살 사건 이후 11년 동안 손실 1조
현대아산 "굴곡과 난관 많았지만 지금처럼 잘 헤쳐나갈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일대 관광시설 현지지도 후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하며 '대남의존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종로구 현대아산 사옥 내 접견실 모습. (사진=연합뉴스)

 

남북 경협 재개를 위해 조직을 정비하던 현대그룹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측의 금강산 관광시설 철거를 지시하면서다.

금강산 일대 관광시설을 현지지도한 김정은 위원장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위원장으로 한 남북경협 테스크포스팀을 가동하며 관광재개를 준비해왔던 현대그룹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차분히 대응해 나가겠다"며 정부와 북측 대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 필요하다면 개성 연락사무소 등을 통해 접촉을 시도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현정은 회장은 관련 내용을 보고받고 회의를 주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8년 7월 금강산관광 전면 중단 후에도 지난해 세차례 북한을 방문하며 대북사업 의지를 이어온 현대그룹으로서는 이번 김정은 위원장의 철수 지시가 현대그룹의 또다른 위기라는 지적이다.

그간 현대그룹은 고 정몽헌 전 회장이 대북송금 의혹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고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계열사를 매각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현대증권과 현대상선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그룹의 외형도 크게 축소됐다.

안팎의 어려움에도 현 회장은 그룹 내 최대 규모인 현대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남북경협의 선도기업으로서 재도약을 준비해왔다.

현대아산 신임 대표이사에 배국환 전 기재부 2차관을, 관광경협부문장에는 김영현 전 전무를 선임하는 등 남북경협 관련 전문가들을 전면에 배치하며 조직을 정비했다.

현 회장은 지난해 11월 금강산관광 20주년 기념 금강산 현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고 정주영 명예회장께서 자신이 평생 일군 현대그룹의 자산과 역량을 금강산과 북녘에 아낌없이 투자했기에 가능했다"며 "사명감과 소명의식을 갖고 담담하게 그리고 당당히 나아가겠다"라고 말했다.

◇ 공항·골프장 3단계 금강산 개발 추진하던 현대, 관광 중단에 매출 -1조

금강산관광은 1998년 6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소떼 500마리를 몰고 방북하며 물꼬가 텄다.

1998년 금강산관광선인 금강호가 출항하며 해로관광을 시작한 현대아산은 2003년 육로관광을, 2008년에는 승용차관광을 실시했다.

관광 코스도 초기 구룡연, 만물상, 삼일포 등에서 해금강과 동석동~세존봉~구룡연의 순환 코스가 추가됐고 야영장과 해수욕장도 개방됐다. 2007년에는 내금강 관광이 실시되면서 관광 코스가 확대됐다.

관광객도 꾸준히 증가해 1999년 16만명에서 2003년 59만명, 2005년 116만명에 달했다. 2008년 7월 관광 중단 전까지 누적 관광객은 195만 6000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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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로 금강산관광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었던 현대아산의 금강산사업 추진계획은 2008년 7월 박왕자 피살 사건으로 전면 중단됐다.

2010년 3월엔 천안함 폭침 이후 이명박 정부의 5·24 대북 제재 조치가 이어졌으며 관광 중단이 계속되면서 2011년 8월 금강산에 상주했던 남측 인원이 전원 철수했다.

현대아산측에 따르면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인한 현대아산측의 매출 손실액은 1조 6000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도 2100억원 감소했다.

또 금강산관광에 들어간 7670억(사업권 5597억, 시설투자 2268억)원의 투자금도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강산관광 중단 당시 1천84명이었던 현대아산측 직원도 현재 169명으로 줄어들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 때부터 30년간 이어온 사업이라 굴곡과 난관이 많았지만 지금까지 잘 헤쳐왔다"며 "지금도 커다란 난관이지만 일희일비하지 않고 정부측과 협의해 잘 풀어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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