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제공)
애런 분 뉴욕 양키스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갔다. 4대1로 앞선 6회초 2사 1루. 이미 111개의 공을 던진 좌완선발 제임스 팩스턴의 교체를 염두에 뒀다. 많은 체력을 소진한 팩스턴이 장타을 맞을 경우 경기 양상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팩스턴은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이닝을 직접 마무리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분 감독은 그 말을 듣고 교체 지시없이 마운드를 내려왔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치리노스는 초구를 때렸고 타구는 왼쪽 담장을 향해 멀리 날아갔다.
분 감독은 공이 방망이에 맞는 순간 혼잣말로 "안돼(Oh, no!)"를 외쳤다고 경기 후 현지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만큼 아찔한 장면이었다.
그러나 타구는 담장 앞에서 좌익수 브렛 가드너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갔다. 양키스는 팩스턴의 강한 의지와 함께 결정적인 위기를 넘겼고 월드시리즈 진출의 희망도 되살렸다.
양키스는 1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홈 5차전에서 6이닝 4피안타 4볼넷 9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한 선발 팩스턴을 앞세워 휴스턴을 4대1로 눌렀다.
7전4선승제 시리즈의 1차전 승리 후 내리 3연패를 당해 탈락 위기에 몰렸던 양키스는 이날 승리로 2승3패를 기록, 반격에 성공했다.
휴스턴은 에이스 저스틴 벌랜더를 내세웠지만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짓지 못했다.
휴스턴은 1회초 팩스턴의 폭투에 편승해 선취점을 올렸다. 양키스는 강력한 대포로 반격했다. 1회말 선두타자 DJ 르메이휴가 벼락같은 동점 솔로포를 때렸고 계속된 득점권 기회에서 애런 힉스가 오른쪽 폴대를 맞히는 역전 3점포를 때렸다.
포스트시즌에서만 28번 선발 등판한 베테랑 벌랜더가 1회에 홈런 2방을 허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숨에 분위기를 뒤집은 양키스는 선발 팩스턴의 활약으로 휴스턴 타선을 제압했다. 7회부터는 토미 케인리, 잭 브리튼,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 등 양키스 필승조가 나서 3점차 승리를 지켰다.
팩스턴은 경기 후 미국 현지 언론을 통해 "아직은 집으로 돌아갈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팀을 위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고 싶었다"고 밝혔다.
벌랜더는 1회 이후 추가 실점없이 7이닝 4실점으로 버텼지만 휴스턴 타선은 끝내 양키스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했다.
지난 4차전이 우천 연기된 관계로 양팀의 6차전은 휴식일 없이 20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로 장소를 옮겨 곧바로 치러진다.
두팀은 6차전에서 나란히 불펜을 총동원하는 마운드 운영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휴스턴에는 올해 5월 이후 19연승 무패행진을 달리는 또 한명의 에이스 게릿 콜이 있지만 3차전 등판 후 3일만 쉬고 마운드에 다시 오를 가능성은 거의 없다.
만약 시리즈가 7차전까지 간다면 콜과 양키스의 루이스 세베리노가 3차전의 리턴매치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