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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이냐 중계냐, 북한이 전달한 DVD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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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 만에 평양에서 열린 남과 북의 축구대결은 결국 국내에 중계되지 않았다. 공동 중계를 준비했던 지상파 3사는 생중계가 무산되자 녹화 중계를 시도했지만 북측이 제공한 영상이 2019년 현재 중계 표준에 크게 부족한 탓에 중계를 포기했다.(사진=대한축구협회)

 

북한이 제공한 DVD 하나가 큰 혼란을 야기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7일 낮 서울시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북한과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 경기 영상을 공개했다.

국내 중계진의 방북이 무산된 이 경기는 경기 후 경기 장면이 담긴 DVD가 대표팀에게 전달되며 국내에 반입됐다. 지상파 3사가 이를 활용해 뒤늦게 중계에 활용하려고 했지만 영상의 화질 등의 문제로 인해 이마저도 취소됐다. 이에 축구협회는 출입기자단에 보도 목적으로 제한해 공개 상영회를 열었다.

17일 새벽 대표팀이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하자마자 현장에서는 해당 영상을 확인하는 상황이 있었다. 북한 현지에서 확인할 장비가 없었던 탓에 도착 후 방송사 관계자 등이 해당 영상을 확인한 것.

하지만 북한이 제공한 영상물은 화질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SD급 화질에 비율마저 4대3으로 구식이었다. 더욱이 제작에 투입된 카메라가 4대 정도, 그리고 카메라의 위치마저 본부석을 중심으로 카메라 한 대가 주로 경기 장면을 담는 제한적인 결과물이었다.

영상을 확인한 방송사 관계자는 중계에 활용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현재 16대9 비율의 HD급 영상 제작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과 예선 1차전도 문제없이 중계됐다. 하지만 축구협회가 수령한 DVD가 왜 저화질 영상인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

대한축구협회는 한국과 북한의 월드컵 예선 경기가 생중계에 이어 녹화 중계도 취소되자 이례적으로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북측으로부터 전달받은 영상을 공개하는 행사를 열었다.(사진=대한축구협회)

 

또 하나의 문제가 되는 것은 이 DVD가 경기 전 협회가 북한축구협회에 요청한 ‘기록용’ 영상인지, 아니면 지상파 3사가 중계를 위해 전달받기로 한 ‘중계용’ 영상인지도 불투명하다는 것.

축구협회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축구대표팀의 경기가 열리면 홈 경기 개최 측이 전체 경기 영상을 원정팀에 제공한다. 축구협회는 경기 전 이 영상물을 요청했고, 경기 후 경기 영상이 담긴 DVD를 받아 귀국했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지상파 3사 역시 북한으로부터 중계용 영상을 받기로 한 것. 북측이 제공한 DVD가 하나뿐인 만큼 이 영상이 ‘기록용’인지, ‘중계용’인지 의도를 알 수가 없었다. DVD를 전달할 당시 북측은 축구협회 관계자에게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지상파 3사는 29년 만에 성사된 평양에서의 남북 축구대결을 공동 중계하기로 하고 조총련계 에이전트를 통해 북한과 접촉했다. 하지만 생중계가 무산됐고, 이 과정에서 녹화 중계가 추진됐다.

이 때문에 중계용 영상물을 받기로 했는데 대표팀을 통해 전달받은 영상은 2019년 현재 TV 중계의 기준에 맞지 않았고, 더욱이 영상의 활용도가 확실치 않은 탓에 권리 분석의 문제가 발생해 상업적인 용도로 활용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현재 축구협회는 이해 당사자인 북한축구협회뿐 아니라 아시아축구연맹과 국제축구연맹에도 해당 영상의 활용에 관한 해석을 요청했다.

이와는 별도로 축구협회는 전체 영상이 아닌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을 6분 분량으로 제작해 축구팬에 공유하기로 했다. 해당 영상은 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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