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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런 펭귄은 없었다…2030도 사로잡은 '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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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펭귄, '펭수'가 알고 싶다 ①-펭수 인기 요인은 무엇인가]
남극에서 온 펭귄의 '스타 크리에이터' 성장기라는 세계관
형식 없는 형식으로 다양한 콘텐츠 시도
TV·유튜브 벗어나 현실로 나가 팬들과 소통하며 거리감 좁혀
권위와 상식에 도전하는 솔직한 입담의 펭귄…2030에 카타르시스 제공
펭수, 태생부터가 'B급'·'병맛' 캐릭터

(사진='자이언트 펭TV' 화면캡처)

 

고등학교 졸업 이후 발길이 뜸했던 EBS에 요즘 2030 세대의 방문이 잦아졌다. 바로 '교육방송'이라는 문턱을 넘도록 끌어들이는 마성의 펭귄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은 어린이는 물론 어른이(어른과 어린이의 합성어)까지 입덕(어떤 분야나 사람을 열성적으로 좋아하기 시작함)의 길로 부르는 자이언트 펭귄 '펭수'다.

키 210㎝, 몸무게 비밀인 자이언트 펭귄 '펭수'. 펭수는 최고의 크리에이터가 되고자 머나먼 남극에서 월드 클래스 펭귄 '뽀로로'가 활동 중인 한국으로 찾아와 교육방송 EBS의 연습생이 됐다. 그리고 지금은 타 방송사 섭외 1순위가 됐다. '지금까지 이런 펭귄은 없었다'는 말이 나올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EBS 연습생 펭수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사진='자이언트 펭TV' 화면캡처)

 

◇ '자이언트 펭TV', 펭수 중심 세계관에 형식 없는 형식으로 다양한 시도 가능

"야, 이게 수신료의 가치구나. 달다, 달아."
"EBS의 혁신이다. 이것이 4차 산업혁명이다. EBS는 공부만 가르친다는 편견을 없애자."
"휴…. 교육방송이 허락한 유일한 마약…. 너란 펭수."
('자이언트 펭TV' 유튜브 댓글 중)

먼저 펭수는 하나의 세계관을 갖고 있다. 펭수 세계관의 큰 틀은 '남극에서 온 210㎝ 자이언트 펭귄, 펭수! 스타 크리에이터가 꿈인 펭수의 좌충우돌 성장기'다. 남극에서는 또래와 다른 덩치로 혼자였던 펭수지만, 한국에 온 펭수는 '개성이 강점이 되는 크리에이터'가 되고자 가고 싶은 곳은 모두 가보고, 해보고 싶은 것도 모두 해본다는 설정이다.

이러한 탄생 배경을 가진 펭수의 현 신분은 'EBS 연습생'이다. 마치 아이돌 가수가 되기 위해 혹독한 연습생 시절을 거치는 것처럼 펭수 역시 스타 크리에이터로 거듭나기 위한 '연습생' 신분이다.

'해보고 싶은 것은 모두 해본다'는 설정은 마치 '무한도전'과 닮았다. '자이언트 펭TV'는 '무한도전'처럼 열린 포맷을 가지고 있어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다. 형식 없는 형식을 바탕으로 매번 새로운 주제와 아이템을 다룬다. 상황극, 패러디, 타 방송사 프로그램 포맷 차용, 교육적인 콘텐츠 등이 '자이언트 펭TV' 안에서 이뤄진다.

또한 '자이언트 펭TV'는 거리나 공원, 학교 등 EBS 밖으로 나가 시청자와 팬과 소통하고 호흡한다. 펭수를 아는 사람은 물론 모르는 사람까지 프로그램 안으로 끌어들인다. 이를 통해 '자이언트 펭TV'의 세계관과 현실이 맞닿으며 '펭수'라는 'EBS 연습생' 신분의 펭귄 캐릭터가 일상에 녹아들었다.

그리고 이 표정 없는 펭귄의 얼굴과 몸짓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은 자막과 편집이다. '자이언트 펭TV'의 자막은 펭수의 심경을 대변하는가 하면, 펭수라는 캐릭터가 가진 반항적이면서도 B급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사진='자이언트 펭TV' 화면캡처)

 

◇ '김명중'·'EBS'로 대표되는 권위와 상식에 반항하는 '펭수'

무엇보다 '펭수 열풍'의 중심에는 '펭수'라는 캐릭터가 있다. 펭수의 매력 중 하나는 '틀'을 깼다는 데 있다. '김명중'과 'EBS'로 불리는 일종의 권위와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펭귄이 펭수다.

먼저 펭수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교육방송 EBS에서 나온 반전적인 캐릭터라는 매력이 있다. 교육방송은 말 그대로 교육적이고 정직하고 고루 할 것이란 이미지가 있다. 펭수는 이 같은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캐릭터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김명중'이다. '자이언트 펭TV'안에서 펭수가 자주 부르는 이름 '김명중'은 연습생 신분으로 감히 부르기 힘든 EBS 사장이다. 그러나 펭수는 권위에 굴하지 않고 '김명중'을 수시로 외치며 콘텐츠 아이템으로 활용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펭수는 '제1회 EBS 아이돌 육상대회'에서 "나만 이기게 해주세요, 나만"을 외치는가 하면, 고민 상담을 하며 왕따 가해자를 찾아가 한 대 때려주겠다고 말한다. EBS에서 잘리면 경쟁사인 KBS로 가겠다는 말도 서슴지 않는다. 당연히 그러할 것이라는 일상성을 전복시키는 펭수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발언은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를 외치는 '90년대생', 즉 젊은 세대에게 틀에 박힌 전형성을 깨는 펭수는 신선하면서도 통쾌함을 전해주는 캐릭터다. 그것도 다른 방송사가 아닌 EBS에서 나온 보기 드문 캐릭터라는 점에서 말이다. 일종의 상식을 뒤엎는 데서 나오는 매력이다.

(사진='자이언트 펭TV' 화면캡처)

 

2030 세대처럼 펭수의 화법은 아닌 걸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복잡함을 벗어던지고 간단함을 추구한다. 부당함과 복잡함을 거부하는 솔직함은 때로는 '병맛'(맥락이 없고 형편없으며 어처구니없음을 뜻하는 말. '병X 같은 맛'의 줄임말인데, B급 정서를 극대화하고 조롱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으로 나타난다.

이는 펭수의 태생과도 연관이 있다. '자이언트 펭TV'의 이슬예나 PD는 펭수에 대해 "설정 자체가 소품실에 사는 EBS 연습생이라는 허무맹랑함도 그렇고 팽수 생김새도 그렇고, 애초에 B급 정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극한직업'이나 SBS 드라마 '열혈사제'가 흥행한 것도 두 개의 콘텐츠 속에 있는 B급이라 부르는 하위 문화적 성격은 물론 풍자의 정서까지 가져가며 관객과 시청자의 요구를 충족시켰기 때문이다. 펭수의 단순하면서도 직설적인 말과 행동 속에는 이러한 B급 문화, 그 문화 코드를 통해 발현되는 풍자이자 해학이 있다. 이를 통해 2030 세대는 대리만족을 느끼고 통쾌함과 때로는 동질감을 느낀다.

이처럼 형식을 타파하는 데서 오는 의외성과 신선함, 콘텐츠가 가진 재미, 권위에 도전하는 B급 캐릭터의 말과 행동, 그리고 펭수라는 캐릭터 자체가 가진 매력이 바로 펭수 열풍을 불게 한 이유다.
(사진='자이언트 펭TV'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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