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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와 호흡했던 기독교史…'북간도의 십자가' 1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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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독재에 항거한 만주 북간도 기독교 정신 조명
관련 인물·사건 통해 시대정신 외면 않던 흐름 부각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 시편 126장 5절

일제와 독재라는 불의에 항거해 이 땅이 오늘날 대한민국으로 이어지는 데 큰 역할을 했던, 만주 북간도 기독교인들의 삶과 역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북간도의 십자가'가 17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선보이는 이 영화는, 북간도 출신 기독교인들이 신앙을 실천함으로써 시대와 호흡하려 했던 점에 주목함으로써 현재성을 강조하고 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 정세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국외 항일 독립운동 세력은 무장투쟁으로 완전 독립을 쟁취하겠다는 의지를 밝힌다. 여기에는 당대 '간도 대통령'으로 불린 북간도 기독교 지도자 김약연(1868~1942) 등이 이름을 올렸다.

'북간도의 십자가'는 이 투쟁의 역사를 가능케 했던 △1919년 3월 13일 용정(龍井) 서전평야에서 3만여 명이 모인 만세 시위 △일제가 만주 철도 건설자금으로 이송하던 현금 15만원(현재 화폐 가치로 약 수백억 원)을 군자금 목적으로 탈취한 사건 △승리의 역사 봉오동전투·청산리대첩과 같은 북간도 기독교인들의 활약상을 꼼꼼하게 짚어간다.

극중 북중 국경지대에서 최초로 화면에 담은 봉오동 전투의 시발점인 삼둔자(三屯子) 영상, 인삼밭으로 변해버린 청산리 어랑촌 일대 영상 등은 사료로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 "종교 넘어 많은 국민들에게 위로와 도전이 되기를"

다큐멘터리 영화 '북간도의 십자가' 스틸컷(사진=CBS 제공)

 

시인 윤동주(1917~1945),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를 세운 김재준(1901~1987) 목사, 기장의 거목 강원용(1917~2006) 목사, 민주화·인권 운동을 이끈 문익환(1918~1994)·문동환(1921~2019) 목사, 민중신학 창시자 안병무(1922~1996) 박사….

영화 '북간도의 십자가'는 치열한 독립운동 역사를 보고 듣고 자란 북간도 기독교인 2세대에 주목한다. 그들은 자기네 경험과 신앙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현대사에도 굵직한 족적을 남긴다.

이 영화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두 인물을 전면에 내세운다. 지난해 촬영 당시 생존했던 문동환 목사(지난 3월 9일 소천)와 젊은 역사학자 심용환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극의 흐름은 병상에 누워 있는 문 목사가 회고하는 장소를 심 작가가 직접 찾아가는 방식을 택했다. 이를 통해 참 기독교 정신이 대물림 된다는 상징성을 강조하고 있다. 문 목사가 직접 전하는 메시지와 고인의 장례식 장면은 '시대의 어른'을 추모하는 대목이다.

내레이션은 심 작가와 배우 문성근이 맡았다. 늦봄 문익환 목사 아들이자 문동환 목사 조카인 문성근은 병상의 작은 아버지로 분했다. 소설가 김어흥 작가가 집필한 내레이션, 작곡가 류형선(전 국립국악원 예술감독)이 선보이는 영화음악 50여 곡도 감동을 배가시킨다.

'북간도의 십자가'를 연출한 CBS 반태경 PD는 "병상에 누워서도 제작진들에게 생생한 회고와 감동적인 메시지를 남겨 준 문동환 목사가 있었기에 이 작품은 가능했다"며 "그가 남긴 마지막 이야기들은 역사를 고민하는 우리들에게 오래 지속될 공명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 영화에서 소개되는, 신앙과 신념을 실천하고자 헌신했던 사람들 이야기가 종교를 넘어 많은 국민들에게 위로와 도전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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