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제공)
"오늘 산체스는 최상의 컨디션이라고 생각했다"
1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끝난 2019 KBO 플레이오프 SK 와이번스와의 원정 2차전에서 데일리 MVP로 선정된 키움 히어로즈의 외야수 김규민의 말이다.
산체스는 강력했다. 최고 시속 156km의 빠른 공을 던졌고 150km 초반대 포심패스트볼을 지속적으로 구사했다. 경기 초반 산체스를 상대한 이정후는 산체스의 공이 정말 좋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하지만 산체스는 로맥과 한동민의 홈런으로 만든 3대0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4회초 키움 하위타선을 막지 못하고 3실점했다.
염경엽 SK 감독은 "산체스가 주자를 둔 상태에서 실투가 많이 나왔고 상대 타자들이 놓치지 않았다. 막아야 될 하위타선을 봉쇄하지 못했다"고 아쉬워 했다.
문제는 5회초였다. 산체스의 직구 구속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150km 이상의 공은 보이지 않았고 속도는 평균 140km 후반대로 형성됐다. 그래도 빠른 공이지만 앞서 산체스에 맞섰던 타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주는 느낌이 달랐을 것이다.
서건창이 무사 2루에서 역전 적시타를 쳤고 이어 김하성이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시속 148km짜리 직구를 받아쳐 그대로 담장을 넘겼다.
염경엽 감독은 투수 교체 타이밍에 대한 질문에 "구위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교체 타이밍을 5회 이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김하성에게 한방 맞은 게 컸다"고 답했다.
하지만 산체스는 타순이 돌고 돌아 자신과 세 번째 맞대결을 펼친 타자들을 이겨내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산체스의 교체 타이밍이 늦었던 것이 SK에게는 뼈아팠다.
장정석 키움 감독에게도 아쉬움이 많은 경기였다. "내가 선택했던 부분들, 투수 쪽 운영이 잘 안돼 힘든 경기가 됐다. 계속 위기가 왔고 실점을 했고 역전을 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키움은 스코어를 6대3으로 뒤집었지만 이후 6대7 역전을 허용했다.
8회초 키움의 하위타선이 힘을 냈다.
장정석 감독이 경기 전부터 "최고"라고 높게 평가했던 포수 이지영이 1사 2,3루에서 동점 적시타를 쳤다. 2루주자 김규민이 타구를 잘못 판단해 홈까지 들어오지 못했지만 대타 송성문이 역전 적시타를 때려 김규민의 실수를 대신 만회했다.
키움에게는 대타 카드가 2장 있었다. 장정석 감독의 선택은 왜 송성문이었을까.
장정석 감독은 "박동원과 송성문을 두고 고민이 굉장히 많았다"며 "SK 투수 문승원은 좌우를 가리지 않는 기록을 보인다. 송성문이 어제 1차전에서 한 타석 상대했다는 점을 고려해 대타로 기용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문승원의 공이 비교적 익숙한 송성문은 초구부터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고 적시 2루타를 때려 키움의 8대7 역전승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