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조국 법무장관이 전격 사퇴한 데 대해 "갈라진 갈등을 통합하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특별시에 대한 국감에서 "조국 장관 사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의원 질문에 이같이 말하고 "그것이(통합의 계기가 되는 것이) 조국 장관에게도 의미있는 지난날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그러나 조국 장관 사퇴의 원인이 된 검찰수사 내용 유출 논란에 대해 "아무리 공직자라고 하더라도 공직자가 무한책임을 지는게 맞지만 근거없이 이유도 없이 하는 것에 대해 국민도 검찰개혁, 언론개혁에 대한 얘기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검찰의 수사내용 유출과 언론의 무차별 폭로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이날 감사에서는 서울교통공사 채용·서울시의원 공사 낙찰 등 의혹, 교통방송의 편향성, 제로페이의 실효성 등이 쟁점으로 부상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됐다.
무소속 정인화 의원(광양·구례·곡성)은 오전 10시부터 서울시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감을 통해 "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 공사 직원 친인척 45명이 면접 등 간이절차만 거쳐 '기간제'로 채용된 뒤 지난해 3월 '일반적'으로 채용된 점 등 대해 박 시장이 잘못된 점을 솔직히 시인하고 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인화 의원에 이어 오후 국감에서 권미혁·윤재옥 의원 등도 차례로 교통공사 채용 논란을 제기했다.
박원순 시장은 답변에서 "감사 결과를 존중하지만 오히려 조직직 채용비리가 없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재의' 절차에 따라 한 번 더 판단을 받아보겠지만, 특수차 운전분야에 철도장비 무면허자 채용의 경우 특수차 운전원 뿐만 아니라 특수차 보조원도 포함할 수 있기에 보조원은 운전면허가 없어도 채용이 가능한 것으로, 감사원의 오해"라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서울 강서을)은 박원순 시장 측근인 김용연 서울시의원(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수상한 공사 낙찰'을 제기했다.
김성태 의원은 "김용연 의원이 지난해 12월 마곡동 토지입찰 7건에 응찰해 4건이 낙찰됐는 데, 시의원이란 직위를 남용해 입찰정보를 취득하고 낙찰받아 부패 방지법 위반 혐의가 있다"며 "낙찰 받은 4건 중 2건은 현재 중도금과 잔금 납부가 연체될 정도로, 능력이 되지 않는 데 무리하게 낙찰 받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박원순 시장은 "부지 낙찰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 경쟁입찰을 통한 것으로 시의원으로서 입찰자료를 받았지만 누구나 온라인에서 볼 수 있는 수준의 자료이며 낙찰 받고도 이행하지 못한 부분은 규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서울 중구·성동구갑)은 "환경부가 용산 미군기지 내외부 지하수 오염을 조사한 결과 25개 관정 중 17개 관정이 기준을 초과했다"며 "기준치의 최대 470배를 초과한 벤젠도 검출됐기 때문에 환경부·외교부가 단순한 수치 공개를 넘어 오염원인과 오염대책도 찾아야 한다"고 정부의 분발을 촉구했다.
'제로페이'에 대한 비판은 야당 의원들이 집중제기했다. 자유한국당 홍문표 의원은 "이제 제로페이를 그만할 때가 됐다"며 "시행 1년 정도됐지만 실적이 미미미한 점을 꼬집었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 자영업자가 100만 명인 데 카드수수료를 0원으로 하며 도움을 주고 있는 데 걸음마 단계의 제로페이에게 달리라고 하는 격"이라고 반박했다.
자유한국당은 서울시가 운영하는 TBS 교통방송의 편파성도 주장했지만, 박원순 시장은 TBS가 공정성에서 수년 간 1위를 차지고 있으며 청취율에서도 수위를 달리면서 타 언론사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이어가며 의원들의 편향성 지적을 피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