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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 만의 평양 남북축구 중계 무산, 남북관계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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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취재진 응원단 방북불허, 15일 카타르 월드컵 남북예선전 '깜깜이', 김정은 위원장의 '섭섭함' 투영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리는 북한과의 카타르월드컵 예선을 위해 평양 원정길에 오르는 한국축구 대표팀이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정몽규 축구협회장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위태롭던 남북관계가 결국 29년만에 열리는 15일의 평양 남북축구 생중계 무산으로까지 이어졌다.

북한이 남한 응원단과 취재진의 방북을 허가하지 않은 이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경색된 남북관계의 현 주소를 여과없이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통일부 등에 따르면 15일 오후 5시30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리는 남한과 북한간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조별리그 3차전은 생중계가 무산뇄다.

북한이 응원단과 취재진 방북을 허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통일부는 13일 북한이 남한 축구대표팀 선수단 25명을 비롯해 대한축구협회 임원, 코치진 등 총 55명에 대한 방북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응원단과 취재진은 제외됐다.

지상파 3사는 14일 "내일 오후 5시 30분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H조 3차전 남북 간 경기 중계는 무산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남북한간 남자 축구대표팀이 평양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은 1990년 10월11일 이후 29년 만이다.

평양원정길 오르는 한국축구대표팀.(사진=연합뉴스)

 

이에따라 선수단과 축협 임원 등만 이날 오후 1시25분 중국국제항공편을 이용해 베이징에서 평양으로 들어갔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협의 과정 내내 소극적이었다.

북한 축구협회는 지난 7일 한국 선수단 등에 대한 초청장을 전달하면서 취재진 파견에 대해선 '축구협회의 권한 밖으로 당국이 협의할 사안'이라는 입장만 밝혔다.

남북 축구협회간 채널과 남북 당국간 채널,아시아축구연맹(AFC)을 통한 간접채널 등을 통해 응원단 및 취재진 방북, 이동경로 등에 대한 편의를 요구했지만 결국 29년만의 축구 경기는 '깜깜이'로 치러지게 됐다.

선수단 방북도 남북 직항로 대신 중국을 통해 돌아가야 하게 됐다.

생중계 무산에 따라 축구경기 진행상황은 대표팀 숙소인 평양 고려호텔 내 상황실과 서울정부청사에 마련될 상황실간 연락을 통해 제공될 예정이지만 신속히 전달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인터넷과 국제전화, 휴대전화 등 보장되는 통신수단에 따라 전달 속도가 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북측은 통신수단 보장 요구에 '알겠다'는 정도의 답만 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지난달 5일 평양에서 치러진 북한과 레바논전도 생중계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경기결과도 다 끝난 뒤에야 전파된 바 있다.

북한측의 이같은 태도는 2018년 초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북한 선수단과 대표단을 남한에 파견했던 때와는 대비되는 것으로 남북관계의 현 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남한을 향해 보인 태도를 보면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라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하노이회담 결렬 후 첫 공식석상인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오지랖 넓은 중재자' 등의 발언을 한 뒤 북한은 최근까지 대남 비난을 이어오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남한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섭섭함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올초 신년사에서 '조건없는 개성공단 재개' 입장을 밝혔는데도 남측이 소극적으로 나와 무시당했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워게임 발언에도 불구하고 연합훈련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남측이 계속 주장하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 같다"며 "축구 응원단 및 취재진 방북 불허도 이런 연장선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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