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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정부 '소녀상 전시' 압력에 항의하는 시민들 "예술을 죽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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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전시, 회당 인원 40명씩 추첨
일본 시민들 나고야 아이치 문화 센터 앞에서 정부 향해 비판 시위 이어가

아이치 문화 센터 10층에서 아이치트리엔날레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전시 관람 당첨자가 고시되자 관람희망자들이 모여 번호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사진=최원철 기자)

 

아침 9시 40분,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아이치 문화 센터 10층에 모인 수백명의 전시 관람객들은 모니터의 숫자를 조심스럽게 응시했다.

아이치트리엔날레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전시 오전 당첨자 발표를 기다리던 관람객들은 모니터에 표시된 70개의 번호를 바라보며 희비가 엇갈렸다.

"이번에도 안됐습니다."

5번째 재도전중이라는 고령의 한 관람 희망자는 자신의 팔찌번호가 당첨자 발표 모니터에 나타나지 않자 한숨을 쉬었다. 그를 포함해 상당수의 관람 희망자들은 모니터에 자신의 번호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발길을 돌렸다.

주최측은 하루에 6차례에 걸쳐 회당 40명을 선별해 관람을 허가했다. 약 200명 중반대 수준이다. 기자도 손목에 팔찌를 차고 당첨을 기대했지만 낙첨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아이치트리엔날레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관람 당첨자들이 들어가는 입구. 대다수의 전시 관람객들은 작품 대신 이 입구만 바라봐야 했다.(사진=최원철 기자)

 

지난 8일부터 전시가 재개된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는 제한적으로 관람객을 다시 맞이했다. 하루에 4~5차례 정해진 인원수만큼 컴퓨터로 추첨해 관람자를 선별했다.

오늘까지 전시되는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는 예술인들이 표현한 작품을 소녀상과 위안부 등 일본 정부가 보여주고 싶지 않은 주제를 다뤘다는 이유로 압력을 받았다. 아이치트리엔날레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 이에 예술인들과 시민들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시위는 지난 11일 추첨제로 진행하는 것에 대한 항의 목소리를 의식한 듯 돌연 언론에 내부 취재를 허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 번의 내부취재 허용으로 표현을 억압했다는 목소리를 잠재우긴 어려워 보인다.

나고야시 사카에역 앞에서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전시를 명목으로 아이치트리엔날레 보조금 지급 취소를 결정한 일본 정부에 항의하는 일본 시민들.(사진=최원철 기자)

 

나고야 아이치 문화 센터 앞에는 시민들이 전시에 압력을 행사하는 정부를 비판하는 시민 단체의 항의 성명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나고야 사카에 역 앞에서 마이크를 집어든 한 시민은 '예술을 죽이는건가요?' 라고 적힌 플래카드와 함께 "표현할 수 없는 자유가 계속 되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정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문화상은 예술을 죽이는 건가요? 나고야 시장은 자유를 모르는 것 같다" 등의 발언을 시민들 앞에서 말했다.

일본 시민들이 나고야 사카에역 앞에서 아이치트리엔날레에 압박을 하는 일본 정부를 비판하는 모습.(사진=최원철 기자)

 

다른 한 시민은 "시위는 자신들의 네트워크가 있어서 멤버간 일정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서 진행한다"고 전했다.

또한 "당장 눈앞에…당장 자신에게 해로움이 없다고 해서 우리가 이러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우리가 누려야할 표현의 자유 또한 억압받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아이치트리엔날레 전시는 오늘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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