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에 평양에서 경기하는 축구대표팀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은 국내 취재진의 방북이 불발되며 국내 축구팬에 실시간으로 전달되지 않게 됐다. TV중계 역시 무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사진=대한축구협회)
29년 만에 평양을 찾는 한국 축구가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질 전망이다.
대한축구협회는 북한과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평양 원정 취재를 추진했던 국내 취재진의 방북이 최종 무산됐다고 11일 밝혔다.
남과 북이 월드컵 2차 예선에서 같은 조에 속하며 남자 축구대표팀은 1990년 평양에서 열린 친선경기 이후 29년 만에 평양 원정이 성사됐다. 앞서 2010년 남아공월드컵 예선 때도 남과 북이 같은 조에 속했지만 당시는 평양이 아닌 중국 상하이에서 경기가 열렸다. 하지만
지난 2017년 여자 축구대표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예선을 위해 평양을 찾은 데 이어 남자 축구대표팀도 평양으로 간다. 하지만 이들의 활약상은 국내외에 생생하게 전달되지 않을 전망이다.
북한 측이 한국 응원단에 이어 취재진의 방북을 허락하지 않으며 평양의 소식은 시차를 두고 전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북한은 2년 전 여자 대표팀의 평양 원정 당시 비록 제한된 인원이나 국내 취재진의 방북을 허락했지만 이번에는 초청장을 발급하지 않아 취재진의 동행이 무산됐다.
취재진뿐 아니라 TV 생중계 역시 무산 위기다.
국내 방송사는 북한에서의 현장 중계가 불가능한 만큼 평양에서 제작한 영상을 수신해 국내에서 중계하는 방식으로 29년 만의 평양 원정을 국내 축구팬에게 전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북한에서 이를 위한 최소한의 기술 인력 방북도 허락하지 않으며 사실상 TV 중계 역시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편 축구대표팀은 스리랑카전을 마친 뒤 11일 오전 훈련을 소화한 뒤 하룻밤의 외박을 받았다. 12일 낮에 다시 경기도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로 소집돼 오후 훈련을 소화하는 대표팀은 13일 오후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한다.
대표팀은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비자를 받은 뒤 14일 낮 평양으로 이동한다. 15일 경기 후 16일 평양을 떠나는 만큼 사실상 평양에서의 일정은 72시간을 채우지 못하는 2박3일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