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옥 (사진=KBS 제공)
KBS가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인 동양대 정경심 교수의 자산관리를 맡아온 한국투자증권 PB(프라이빗 뱅커) 김경록 차장 인터뷰 논란과 관련해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한 가운데, 내부 기자들은 물론 KBS 양대 노조까지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이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를 통해 김경록 차장 인터뷰 녹취를 공개하며 KBS와 검찰 간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KBS는 지난 8일 인터뷰 내용은 허위사실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어 하루 뒤인 지난 9일 공식 입장을 통해 외부 인사를 포함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의혹이 제기된 조국 장관 및 검찰 관련 취재·보도과정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조사 진행 중 '조국 장관 및 검찰 관련 보도를 위한 특별취재팀'을 구성해 관련 취재 및 보도를 담당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KBS의 조치 내용이 알려진 후 10일 성재호 사회부장이 보직 사퇴를 하는 등 내부 기자들 사이에서는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KBS 양대 노동조합인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이경호)와 KBS노종조합(위원장 정상문) 역시 10일 성명을 내고 문제 제기에 나섰다. 사측의 대응이 내부 구성원들에 대한 불신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KBS본부는 특히 편성규약에 따른 보도위원회와 단체협약에 의한 공정방송위원회라는 내부 기구가 있음에도 사측이 일방적으로 외부위원이 참여하는 조사위원회 구성을 발표한 것에 유감을 표했다.
KBS본부는 "현재 진행 중인 외부 조사위 구성을 중단할 것을 사측에 요구한다. 보도위원회와 공정방송위원회 개최가 우선이기 때문"이라며 "외부조사위원회의 필요성은 두 공식기구의 논의를 거친 이후에 논의해도 충분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KBS본부는 "특별취재팀 구성 역시 재고돼야 한다. 현재 관련 사안을 취재 중인 기자들의 업무배제를 위해 특별취재팀을 구성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며 "사실이라면 즉시 중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KBS노동조합도 성명을 통해 "수사 대상자에 대한 교차 확인은 취재의 기본이다. 특히 말이 자꾸 바뀌는 인터뷰 대상자일 경우 더더욱 그렇다"며 "결국 KBS 기자가 교차확인 과정에서 검찰에 정보를 흘렸다는 사실관계가 드러난 것도 없는데 사측은 외부 조사위 구성을 결정했다. 이게 양승동 사장이 KBS 기자들을 믿지 않고 유시민을 믿는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이유"라고 사측의 조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KBS노동조합은 "양승동 사장은 KBS 보도를 못 믿는 건가? KBS 기자들의 말을 못 믿는 건가"라며 "진상조사위까지 구성하겠다고 한 것은 사실상 KBS가 잘못했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나 외부에 다름없이 비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