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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느끼는 평양 원정 "설레고, 비장하고, 무섭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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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사진=연합뉴스)

 

29년 만에 평양에서 남북전이 펼쳐진다.

남자 축구 평양 원정은 1990년 10월 남북통일축구가 마지막이었다. 현 대표팀 최고참은 1986년생 이용(전북). 당연히 평양 원정을 경험한, 아니 정확히 말하면 평양에 가본 선수도 없다. 그만큼 설레고, 비장하고, 또 무섭기도 한 평양 원정이다.

10월 A매치 2연전(10일 스리랑카, 15일 북한)을 위해 7일 파주NFC에 소집된 선수들에게 평양 원정에 대한 소감을 들었다.

평양 원정을 대하는 태도는 조금씩 달랐다.

남태희(알 사드)는 "복한에 한 번 갈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이번에 기회가 생겨서 조금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반면 처음 대표팀에 합류한 이재익(알라이얀)은 "사실 평양에 가는 게 무섭다. 살아돌아왔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주장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은 또 달랐다. 주장답게 비장했다. 손흥민은 "경기를 하러 간다. 여행객이 아니다. 경기에만 집중하고 있다"면서 "놀러가는 게 아니다. 대표팀에 들어온 선수로서 경기 하나만 생각하고 다녀오겠다"고 다짐했다.

평양 원정이라는 특수성을 넘어 여러 변수도 존재한다. 일단 남북전이 펼쳐질 김일성경기장에는 인조 잔디가 깔려있다. 한국 선수들에게는 인조 잔디가 낯설고, 무엇보다 부상 위험도 크다.

최근까지 인조 잔디를 경험한 이재익은 "인조 잔디는 딱딱하고, 부상 위험도 크기 때문에 준비를 잘해야 한다. 형들은 잘 준비할 거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형들은 오히려 담담했다. 손흥민은 "인조 잔디에서 뛴 것은 함부르크 유스 시절이 마지막인 것 같다"면서도 "천연 잔디도, 인조 잔디도 위험은 언제나 있다"고 말했다. 남태희 역시 "어릴 때 인조 잔디에서 해봐서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변수는 경기장 분위기다. 한국 응원단의 방북이 어려운 만큼 8만 관중의 일방적 응원도 견뎌야 한다.

손흥민은 "다들 걱정을 많이 하는 것 같다"면서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에 받아들이고 준비해야 한다. 쉬운 경기는 없다. 팬들이 못 오는 건 우리에게도 타격이다. 그만큼 이길 수 있다면 얻어가는 것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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