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의 리버풀전 득점 장면. 황희찬의 돌파에 당한 버질 판 다이크(4번)이 뒤늦게 달려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희찬(23, 레드불 잘츠부르크)의 발끝이 뜨겁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황희찬은 다소 주춤했다. 독일 분데스리가2 함부르크SV로 임대를 떠났지만, 눈에 띄는 활약은 없었다.
하지만 잘츠부르크 복귀와 함께 달라졌다. 연일 골과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7경기 4골 6도움을 기록 중이다. 공격포인트 10개로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기세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로 이어지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본선 데뷔전이었던 9월18일 헹크(벨기에)와 E조 1차전에서 1골 2도움 맹활약을 펼치더니 3일 리버풀(잉글랜드)과 2차전에서도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리버풀에 3대4로 패하긴 했지만, 황희찬의 활약과 함께 잘츠부르크는 E조 2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리버풀전을 통해 황희찬이라는 이름을 전 세계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단순히 리버풀을 상대로 골을 넣은 것이 아니라 세계 최고의 수비수 버질 판 다이크를 완전히 무너뜨린 뒤 넣은 골이었다. 황희찬의 개인기에 판 다이크는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판 다이크는 그야말로 벽이다.
통계전문업체 옵타에 따르면 판 다이크는 지난 시즌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뛴 64경기에서 단 한 번도 드리블 돌파를 허용하지 않았다. 지난 8월4일 커뮤니티실드에서 가브리엘 제수스(맨체스터 시티)에게 허용한 드리블 돌파가 무려 1년5개월 만의 드리블 돌파 허용이었다.
이런 수비력을 바탕으로 판 다이크는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 투표에서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또 발롱도르 후보에도 포함된 상태.
그런 판 다이크를 황희찬이 주저앉혔다. 오스트리아 매체는 "황희찬이 올해의 유럽 선수를 내던졌다"고 감탄했고, 영국 매체도 "황희찬이 판 다이크는 절대 드리블로 뚫을 수 없다는 사실을 비웃었다. 황희찬의 드리블에 판 다이크는 그저 누워있을 수밖에 없다"고 박수를 보냈다.
판 다이크도 황희찬을 인정했다. 독일 스폭스에 따르면 판 다이크는 경기 후 황희찬과 유니폼을 교환했고, 믹스트존에서는 "황희찬은 정말 훌륭했다"는 인터뷰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