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LG 감독이 3일 NC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앞선 인터뷰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잠실=연합뉴스)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LG-NC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열린 3일 서울 잠실구장. 경기 전 인터뷰실로 들어선 류중일 LG 감독은 "오랜만에 (포스트시즌 인터뷰실에) 앉아 보니 감회가 새롭다"고 운을 뗐다.
류 감독의 앞선 가을야구는 삼성 시절이던 2015년 두산과 한국시리즈(KS)가 마지막이었다. 2011년 삼성 지휘봉을 잡은 류 감독은 이후 정규리그 5연패, KS 4연패를 이뤘지만 2016년 전력 약화로 9위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 LG 사령탑에 올랐지만 포스트시즌(PS) 진출은 무산됐고, 올해 정규리그 4위로 4년 만의 가을야구에 나섰다.
모처럼의 PS에 류 감독은 "잠은 편하게 잤지만 항상 PS는 긴장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선수와 감독, 코치 모두 한 마음으로 경기하는 거니까 재미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KS 통산 4회 우승 감독의 여유를 잃지 않았다.
하지만 사령탑의 풍부한 가을 경험과 달리 LG 주전 중 일부는 PS가 처음이다. 일단 주전 유격수 오지환의 왼 무릎 인대 부상으로 올해 신인 구본혁이 수비의 중책을 맡는다. 구본혁은 올해 2차 6라운드 55순위로 입단했고, 57경기 타율 1할7푼6리 1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아무래도 백업으로 출전하다 보니 100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류 감독은 구본혁에 대해 "선수에게 말을 하면 더 긴장할 것 같아 아무 말도 안 했다"면서 "이런 큰 경기를 거치면서 선수가 된다"고 했다. 이어 "긴장되겠지만 여느 한 경기라 생각하고 편안히 하길 바란다"면서 "고졸이 아니고 대졸 신인이라 잘 하리라 믿는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핵심 불펜 투수들도 마찬가지다. LG는 송은범과 차우찬, 진해수, 임찬규 외에는 가을야구 출전 경험이 없다. 특히 마무리 고우석과 필승조 정우영, 김대현 등 젊은 투수들이 첫 가을 무대에서 활약할지가 관건이다.
류 감독은 "큰 경기를 하면서 성장해야지"라면서 "잘 하겠죠"라고 역시 기대감을 표했다. 이어 "최근 김대현이 가장 공이 좋았고, 정우영도 정규리그 마지막에 좋았다"면서 "앞서면 차우찬과 김대현 모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뷰 말미에 류 감독은 "단기전은 실수를 안 하는 팀이 이긴다"면서 "선수들이 잘 던지고 잘 쳐주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류 감독은 삼성 시절 2013, 2014년 PS에서 국민 타자 이승엽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나믿승믿'(나는 믿는다. 이승엽을 믿는다)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결과가 썩 좋진 않았지만 류 감독의 삼성은 어쨌든 KS 4연패를 이뤘다. 과연 류 감독의 LG판 '나믿신믿'(나는 믿는다. 신예들을 믿는다)이 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