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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검찰, 결국 외나무다리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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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정경심 기소 내용에 따라 조국 장관 거취도 결정
하지만 검찰 또한 수사 맹탕에 그칠 경우 역풍 맞을 듯
여당은 검찰 수사 '맹탕' 낙관론 펴며, 검찰에 연일 각세워
검찰도 문 대통령 발언 하루만에 개혁안 내놓으며 배수진
막다른 골목에서 만난 청와대-검찰, 누구의 승리로 끝날지 주목
다만, 극단적 상황 자초한 여권, 어느 경우든 희생 불가피할 듯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조국 법무부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막바지에 다다를수록 문재인 정부와 검찰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는 형국이다.

조 장관의 거취가 문 정부의 운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검찰 손에 일단 칼이 쥐어져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검찰 또한 의욕적으로 뛰어든 조 장관 가족 수사가 '맹탕'으로 끝날 경우 적지 않은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서초동 촛불집회' 이후 벌써부터 여당은 검찰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여권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인사개입설까지 내세우며 사퇴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검찰의 부담감도 한 껏 높아진 것이다.

결국 청와대와 검찰 어느 한쪽도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 셈이다.

여권은 일단 검찰 수사 결과가 '맹탕'에 그칠 것이라며 낙관하는 분위기다. 이런 모습은 지난 1일 방송 토론에 나온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발언에서도 나타난다.

유 이사장은 조 장관 관련 수사에 대해 "너무나 작은 사건"이라며 "이런 걸 이렇게 국정농단 사건보다 더 많은 수사 인력을 동원해서 두 달 동안 하고 그런 와중에 결론을 아직 못 내서 당사자를 정경심 교수 소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금 29일째 초읽기"라고 비판했다.

이는 단순히 유 이사장의 인식만은 아니다. 여권의 지도부를 비롯 핵심 인사들도 검찰 수사 결과에서 조 장관의 배우자인 정경심 교수를 기소하기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펀드가 불법이라도 정 교수와의 연관성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여당 핵심 중진 의원은 "검찰이 정 교수를 엮기 절대 쉽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정 교수는 사기 펀드의 피해자일 가능성이 크다"며 "만약 검찰이 억지 기소하는 등 지저분해 진다면 역풍이 불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또 유 이사장을 비롯 여권 인사들은 '윤 총장이 사퇴를 거론하며 조 장관의 임명을 말아달라는 의사를 수사 과정에서 청와대에 전달했다'며 윤 총장 책임론까지 들고 나오고 있다. 대통령 인사권에 도전한 만큼 수사에서 조 장관 가족과 관련된 이렇다할 혐의가 없을 경우, 윤 총장이 책임져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검찰도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여권에 맞서고 있다. 검찰은 유 이사장에 발언에 대해 입장을 내고 "사실이 아니"라고 부정했다.

여기에 더해 검찰은 문 대통령의 지시 하루만에 자체 개혁안을 발표하며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다.

이는 검찰개혁에 저항하기 위해 조 장관 가족을 과도하게 수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억측을 차단, 막바지에 다다른 조 장관 가족에 대한 수사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여권의 인식에 정면 배치되는 의견들도 만만치 않아, 검찰의 수사에 필요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진보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김경률 전 집행위원장은 지난 1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권력형 범죄로 비화 가능성 있다고 봐서 저희가 수일에 걸쳐서 몇 명이 밤샘하면서 분석했다"며 "그에 대해서 저희는 좀 이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고 더 크게 발전될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하면서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와 검찰 어느 쪽이 승리하더라도 여권의 희생은 피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여권이 정권의 운명을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아간 터라, 일부 중도층의 표심을 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자초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번주내로 조 장관의 배우자인 정경심 교수를 소환할 전망이어서 '운명의 시간'은 청와대와 검찰에게 조만간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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