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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가요] 돌아온 악동뮤지션 "새 앨범, 마음으로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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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혁(왼쪽)과 이수현

 

'남매 듀오' 악동뮤지션(이찬혁, 이수현)이 2년 2개월이라는 긴 공백을 깨고 정규 3집 '항해'로 돌아왔다. 이찬혁이 지난 5월 해병대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후 처음이자 이수현이 20대가 된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앨범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를 비롯해 '뱃노래', '물 만난 물고기', '달', '프리덤'(FREEDOM), '더 사랑해줄걸', '고래', '밤 끝없는 밤', '작별 인사', '시간을 갖자' 등 총 10곡이 담겼다.

키워드는 '떠나다', 테마는 '이별'이다. 2014년 정식 데뷔한 이후 '200%', '기브 러브'(Give Love), '다이너소어'(DINOSAUR) 등 번뜩이는 상상력과 순수한 표현력이 돋보이는 음악을 꾸준히 선보여 온 이들은 이전과 비교해 확연하게 깊어진 감성이 느껴지는 곡들로 새 앨범을 채웠다.

아울러 이찬혁이 '항해'와 연계성을 띄고 있는 첫 소설 '물 만난 물고기'를 앨범과 함께 출간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는 악동뮤지션과 25일 오후 2시 서울 신사동 CGV 청담씨네시티에서 만났다. 이들과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재구성해 정리했다.

 

-음악 색깔이 달라졌다.
이찬혁 "이전 앨범까지는 수현이의 발랄한 면이 악뮤 색과 잘 어울리고 시너지를 냈었는데 사실 전 타협을 하면서 그런 쪽으로 따라가려고 노력하는 편이었다. 이번만큼은 제가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온전히 다 표현해봤다. 수현이에게는 불편한 일일 수도 있었을 텐데 잘 따라 와줘서 고맙다"

이수현 "확실히 이제까지 했던 앨범 중 가장 오빠에게 초점이 맞춰진 앨범이고, 오빠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는 앨범이다. 저는 공백기 동안 조금이나마 음악에 대한 갈증을 해소했지만, 오빠는 그러지 못했기에 이번엔 배려하고 맞춰줘야겠단 생각을 했다. 그 과정 안에서 녹음을 하고 음악을 만들어나가니까 또 저의 것이 되어가더라. 그러면서 결국에는 이번 앨범이 악뮤의 것이 되었다"

-이번 컴백부터 팀명을 '악뮤'(AKMU)로 내세우더라.
이수현 "악동뮤지션에서 악동의 한자가 즐거울 락(樂), 아이 동(童)이다. 이젠 둘 다 성인이 되었으니, 앞으로 해나갈 음악에 있어 제한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악뮤'로 살짝 밀게 됐다"

-앨범 키워드를 '떠나다', 테마를 '이별'로 정한 이유는.
이찬혁 "사회, 대중과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었고, 그 시간 동안 제가 작곡했던 곡들로 앨범이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작업 과정은 어땠나.
이찬혁 "(군복무 시절) 배에서 대부분의 곡들을 썼다. 그래서 대부분의 곡이 '항해'라는 타이틀과 엄청 잘 어울린다. '밤 끝없는 밤'의 경우 멀미를 하면서 쓴 곡이다. 배에서는 기타도 없는 환경이라 수첩과 볼펜만 가지고 가사를 적었고, 거기에 멜로디를 붙여서 달달 외우는 식으로 작곡을 했었다"

-책을 함께 출간한다.
이찬혁 "군대에 들어가는 시점부터 성숙이라는 것에 대한 갈망이 있었고 우주적인 관점에서 시대를 타지 않고 유행을 타지 않는 멋과 가치가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느낀 바가 있는데 말주변이 없는 편이라서 말보다는 책과 앨범에 담는 게 좋다는 생각을 했다. 책의 경우 연등 시간을 활용해서 썼다. 책과 앨범이 딱 맞아떨어지는 연관성은 없지만, 독자의 상상력을 북돋워 주는 역할을 서로 해준다고 생각한다. 소제목이 수록곡 제목으로 구성되어 있기도 하고. 방금 수현이가 책을 다 읽었다고 하니 독자 입장에서 말해보면 좋을 것 같다"

이수현 "올해 안에 꼭 읽겠다고 했었는데 오늘 다 읽었다. (미소). 일단 소설이 너무 재밌더라. 이러면 안 되는데 울컥해서 눈물이 날 뻔 했을 정도로 너무 크게 몰입했다. 굉장히 슬프기도 하고 감동도 되는 소설이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앨범과 같은 세계관을 가지고 있고, 주인공들의 대사에 오빠가 하고 싶은 메시지가 녹아있다고 생각한다. 소설을 읽고 노래를 들으니 책안의 내용이 떠올라서 좋더라"

 

-재킷 사진이 참 잘나왔다.
이찬혁 "제가 봐도 수현이가 '역대급'으로 잘 나온 것 같다. (미소)"

이수현 "오랜만에 사진을 찍는 것이지 않나. 앨범에 사진만 200페이지를 담을 정도로 욕심도 많이 부렸다. 고팠던 만큼 표정을 연구하며 열심히 찍었는데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2년 2개월의 공백, 각자에게 어떤 시간이었나.
이수현 "오빠가 군대에 갈 때 다시 우리가 만났을 때 어떤 음악을 하든지 준비되어있고 성장해있는 악뮤가 되자는 얘기를 했었다. 그래서 각자의 위치에서 업그레이드 시키려고 노력했다. 저 같은 경우 사회에서 혼자 생활하면서 여러 가지 감정도 배우게 됐고, 악기 레슨도 받았다. 또, 스킬 뿐 아니라 감정에 대해 배우고 싶다고 오랫동안 얘기해왔는데 어떻게 노래해야 더 깊은 감정을 낼 수 있는 지에 대해 앨범을 준비하면서 공부했다"

이찬혁 "이렇게 얘기하면 지루해보일수도 있는데 철학적인 생각을 많이 했다. 이번 앨범의 경우 자유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고, 환경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기존 한국가요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지 않은 소재들이지만 일상에서는 많이 사용되는 소재들을 사용하려고 했다"

 

-2년 2개월 전과 비교해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이수현 "작업할 때 서로 존중해주는 크기가 넓어졌다. 떨어져 있는 시간 동안 제가 더 오빠의 빈자리를 느꼈다. 오빠가 군대에 가 있는 동안 솔로 앨범도 준비했었다. 결과물을 내 보이지 못했지만 치열하게 준비했는데 굉장히 힘들어서 오빠의 빈자리를 뼈저리게 느꼈다. 그전에는 전 방에서 게임하느라 몰랐고, 오빠도 방에서 게임을 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라 편곡자들과 이야기하고 그러면서 지냈더라. 그걸 뒤늦게 알고 미안한 마음이 엄청 컸다. 그걸 깨달아서 오빠에게 메일도 보내고 사죄 편지도 자필로 보냈다. 편지에는 돌아왔을 때 오빠를 받아줄 수 있는 큰 사람이 되어있겠다는 얘기를 적었었다"

이찬혁 "사실 남매는 서로를 인정해주기 어려운 관계이지 않나. 편지를 읽고 수현이가 자신의 어려움을 고백하고 인정하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꼈고, 그 이후로 수현이를 아티스트로서 존중해주게 됐다"

이수현 "이런 과정은 보통 부부들이 겪는 과정인데 저희가 하고 있더라. (웃음).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이수현은 수록곡 '작별 인사'의 편곡자로 이름을 올렸던데.
이수현 "오빠가 공용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면, 스피커폰을 켜서 녹음을 하는 식으로 곡을 전달받았었다. 그래서 음질이 좋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작별 인사'라는 곡이 너무 좋았고, 미디와 기타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그 곡의 데모를 연습처럼 만들었다. 그 뒤에 오빠에게 메일로 보내줬더니 '이대로 가면 되겠다, 네가 편곡을 해봐'라는 제안을 했고, 적재 오빠와 하림 선배에게 도움을 받아 기타와 하모니카를 기반으로 옛 감성이 나도록 편곡해봤다.

어릴 때부터 감사하게 생각한 게 오빠는 작사와 작곡에 재능이 있고 전 노래하는 것에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서로의 역영을 침범하려고 노력중이고, 그래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 작사, 작곡은 노력한다고 되는게 아니더라. 나만의 가치관이 뚜렷하게 있어야 가사를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성장하기 전까지는 함부로 작사, 작곡한 결과물을 내놓을 생각이 없다. 언젠가는 악뮤 앨범 전곡 크레딧에 내 이름이 같이 올라가 있는 것이 목표다"

-이수현은 공백기 동안 개인 활동을 활발히 했다.
이수현 "오빠가 군대 가 있을 때 이런 저런 활동을 했다. 오빠의 빈자리와 악뮤의 공백기를 채워보고자 열심히 했다. 그러면서 배운 게 많다. '비긴어게인'을 통해서는 선배님들과 함께하며 앞으로 어떻게 노래하는지에 대해 배웠고, '슈퍼밴드'를 하면서는 많은 장르의 음악을 들으며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또 유튜브와 DJ 활동으로는 진행하는 법과 스스로를 어필하는 법을 배웠다"

-이찬혁은 철학적인 생각을 많이 했다는 점이 흥미로운데.
이찬혁 "2년간의 저를 돌아보면 전 되게 이상적인 사람인 것 같다. 꿈을 꾸는 사람이라는 말을 거기(군대에서)서 많이 들었는데 저와 같은 꿈을 꾸는 사람이 가끔 한명씩은 나와야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그런 사람으로서 말을 하면, 또 다른 어떤 사삶이 한 발을 더 내딛을 수 있게 될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근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그런 부분이 컴백을 준비하는 데 있어 영향을 미치진 않았나.
이찬혁 "팬들이 걱정해주시는 걸 알고 있고 우리도 역시 고민하는 부분인데 같이 일하시는 분들이 되게 좋은 분들이시다. 매일 같이 밤을 새우며 행복하게 작업하고 있기에 당장은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서 그렇게 만든 것들을 보여드리면서 지내고 싶다"

-음악적인 부분에 있어 자유도는 어떤가.
이찬혁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저희는 저희가 하고 싶은 걸 다하고 있다. 1집 때는 아무래도 신인이었기에 배워야할 것들이 많아서 저희 힘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없었지만 갈수록 그렇다. 이번 앨범의 경우 저의 의견이 굉장히 많이 반영됐고, 지원 정도만 받았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이번 앨범 목표는.
이찬혁 "목표는 다음 앨범이다.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다음에 만들어간 이미지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늘 그래왔다. 성장형 앨범을 만들고 있기에 뚜렷하진 않더라도 다음 앨범에 들어갈 노래를 할 수 있게끔 진화하는 게 이번 앨범의 목표다"

이수현 "모순된 말이라고 생각하는데 성적을 신경 쓰진 않지만 많은 분이 들어주셨으면 한다. 많은 사람이 한곡을 많이 들어 차트에 올라가는 것보다 노래를 듣고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시는지가 더 중요하다. 마음으로 들어주셨으면 한다"

-솔로 앨범 계획도 궁금한데.
이수현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제 솔로앨범은 3번 정도 엎었다. 가장 먼저 어쿠스틱 위주로 만들어봤다가 엎었고, 그 다음에는 여름에 어울리는 앨범을 만들다가 엎었다. 그 다음에는 겨울에 어울리는 앨범을 해보려 했는데 하고 싶은 메시지를 찾지 못했고, 준비가 안 되었다는 생각에 중단했다. 그렇지만 솔로에 대한 계획은 여전히 있다. 둘 다 마찬가지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서로의 성향이 정말 많이 달라지고 있고 음악적 취향과 방향성도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3집 이후 앨범들은 둘의 중간점을 기준으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이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여러분들에게 각자의 솔로 앨범을 보여드리는 것이 목표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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