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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았지만 강렬했던, KBL 전설로 남을 안드레 에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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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 에밋 (사진=KBL 제공)

 


2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자택 앞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으로 인해 사망한 안드레 에밋의 SNS 계정에 고인을 추모하는 농구 팬들의 댓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농구 팬들은 영어와 스페인어는 물론이고 한글까지, 다양한 언어로 추모 댓글을 달고 있다. 미국 텍사스 공대의 슈퍼스타 출신으로 미국프로농구(NBA)와 유럽, 아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활약한 안드레 에밋이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에밋은 2000년 텍사스 공대에 입학해 당시 전설적인 명장으로 인정받았던 바비 나이트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그는 대학 시절부터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했고 특히 3,4학년 때에는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남자농구 1부리그의 간판급 스코어러로 주목받았다.

에밋은 2004년 NBA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35순위로 시애틀 슈퍼소닉스의 지명을 받았다.

에밋은 2015년부터 KBL 무대에서 전주 KCC 유니폼을 입었는데 KCC에는 에밋의 NBA 입단 동기 하승진이 있었다. 지금은 은퇴한 하승진은 221cm의 장신 센터로 2004년 2라운드 전체 47순위 지명을 받고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에 입단했다.

첫 만남 당시 에밋은 하승진의 기억에 또렷히 남아있는 선수였다.

하승진은 2015년 10월 "미국에서 NBA 진출을 준비할 때 TV를 보는데 대학 선수들의 덩크 대회가 방송됐다. 그때 한 선수가 사람들을 세워놓고 뛰어넘는 덩크를 터뜨렸다. 그 선수가 바로 에밋"이라고 말했다.

에밋은 2004년 2월에 개최된 NCAA 슬램덩크 대회에서 화려한 윈드밀 덩크와 여러 사람들을 세워놓고 이를 뛰어넘는 파격적인 덩크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NBA 출신 에밋은 KBL 데뷔 전부터 크게 주목받은 이름이었다. 장신선수를 선호한 2015년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유일하게 1라운드 지명을 받은 단신선수였다.

에밋은 한국에 오자마자 이름값을 했다. 첫 시즌에 KCC의 정규리그 우승을 견인하며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끌었다.

에밋은 화려한 개인 기술과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했다. 그 누구도 에밋을 1대1로 막지는 못했다. 에밋을 활용한 아이솔레이션 1대1 공격 전술은 당시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공격옵션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당시 KCC에게는 에밋 의존도가 높다는 평가가 항상 뒤따랐을 정도로 KBL 리그에서 존재감이 뚜렷했던 선수가 바로 에밋이다.

에밋은 2시즌 연속 재계약에 성공했고 2017-2018시즌까지 총 3시즌 동안 정규리그 통산 129경기에 출전해 평균 24.7득점, 6.9리바운드, 3.0어시스트를 올렸다.

KBL이 한때 시행했던 단신 외국인선수 제도의 상징과도 같았던 에밋은 다채로운 기술과 화려한 플레이를 앞세워 재미있는 경기를 갈망하던 농구 팬들의 눈높이를 충족시켜준 선수였다.

당시 KCC의 사령탑을 맡았던 추승균 전 감독은 에밋을 프로농구 역대 최고의 외국인선수라고 평가했다. 경기는 물론이고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늘 진지했고 코트 밖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아 "역시 NBA 출신은 다르다"는 말을 들었다.

에밋은 2018년 KBL을 떠나 출범 2년째를 맞이한 미국 3대3 농구리그 '빅3(BIG3)' 무대에 진출했다. 현역 시절에 비해 몸무게가 다소 늘었지만 은퇴한 NBA 선수들 사이에서 여전히 빛나는 기량을 발휘하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빅3 리그는 공식 SNS 계정에 "그는 언제나 미소를 보였고 친절하고 다정한 태도로 주위 사람들을 즐겁게 했다"며 세상을 떠난 에밋을 추모했다. 에밋이 SNS에 마지막으로 남긴 글은 자녀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내용으로 팬들이 느끼는 슬픔은 더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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