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직원들을 대상으로 불법 임상시험을 한 안국약품 어진(55) 대표이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이동수 부장검사)는 20일 약사법 위반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전 안국약품 중앙연구소 신약연구실장 A(41)씨 등 2명과 안국약품 주식회사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기고 전 중앙연구소장 B(58)씨는 약식기소했다.
어 대표이사 등은 2016년 1월 7일과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 없이 중앙연구소 직원 16명에게 개발 중인 혈압강하제 약품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시간 경과에 따라 직원 한명당 20회씩 총 320회에 걸쳐 채혈해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하기도 했다.
2017년 6월 22일과 29일에도 중앙연구소 직원 12명에게 개발 중인 항혈전 응고제 약품을 투약하고 시간 경과에 따라 1인당 22회씩 264회 채혈했다.
동물 상대 비임상시험 결과를 조작한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도 있다. 어 대표이사 등은 2017년 5월 항혈전응고제 개발 중 임상시험 전 단계인 비임상시험에서 안전성과 유효성 관련 결과를 얻는 데 실패하자 데이터를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임상시험의 기존 시료 일부를 바꿔치기하고 재분석한 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해 승인을 받은 것이다.
이번 기소에 앞서 어 대표이사는 의사들에게 수십억원대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도 지난 7월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구속상태였던 어 대표이사는 지난 19일 구속적부심사가 인용돼 불구속 상태가 됐다.
안국약품 측이 의사들에게 제공한 불법 리베이트 금액은 약 9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