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장관이 20일 오전 일선 검사,직원들과 대화를 갖기 위해 경기도 의정부지검 방문,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검찰 개혁 문제 또는 검사분들의 애로사항 등을 허심탄회하게 모든 것을 들었다."조국 법무부장관은 20일 취임 후 처음으로 일선청에서 근무한는 검사와 직원들의 자유로운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치고 나와 취재진을 만나 이같이 평가했다.
의정부지검을 첫 대상으로 선정한 조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2층 소회의실에서 수사관 등 직원 19명과 차를 마시며 50분가량 검찰 제도와 조직 문화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검사와 일반직 인사 분리 요청과 복지 관련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검사들과의 대화를 이어간 조 장관은 일선 현장의 애로사항과 검찰 개혁 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또 일부 검사들은 최근 법무부와 검찰을 둘러싼 이슈와 조 장관 일가를 둘러싼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장관과의 대화에는 휴가 중이거나 재판에 참석한 검사를 제외하고 2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대화에 참석하지 못한 검사와 직원들의 의견은 조만간 온라인을 통해 들을 예정이다.
대화를 마치고 청사를 나온 조 장관은 취재진에 "제가 주로 들었고 앞으로 어떤 조치를 하겠다고 간략히 설명했다"며 "활발한 이야기를 해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가족 수사와 관련한 이야기가 없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살짝 나왔다"며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 말한 뒤 준비된 차에 올라 청사를 빠져나갔다.
한편 검찰 내부에서는 조 장관이 이른바 '검사와의 대화' 자리를 가진 것과 관련해 "왜 하필 지금 하느냐"며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임모 서울고검 검사는 이날 오전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서 "신임 장관이나 총장이 전국 청을 두루 돌면서 검찰 구성원들과 대화를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왜 그걸 하필 '지금' 하느냐는 의문"이라며 이렇게 적었다.
그는 '검사와의 대화'라는 명칭도 문제를 제기했다.
임 검사는 "이 말을 들으면 누구나 2003년 3월9일에 있었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검사 10인 간의 생방송 텔레비전 토론을 떠올리게 될 것"이라며 "생방송으로 이뤄졌던 그 토론회의 경기장만큼은 공정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의정부지검에서 열리는 일선청 검사 면담이 과연 '검사와의 대화'라는 이름으로 불릴 자격이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일시·장소·참석자·내용이 모두 공개되지 않고, 사전 각본도 있는데 도대체 그런걸 뭐 하러 하는지, 추구하는 바가 뭔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임 검사는 조 장관을 병역기피 논란의 중심에 선 가수 유승준(스티븐 승준 유)씨에 빗대기도 했다.
그는 "신임 장관이 검찰 개혁을 부르짖는 것은 마치 유승준이 국민들을 상대로 군대 가라고 독려하는 모습 같다"며 "제발 스스로를 뒤돌아보고, 올바른 선택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법무부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사전 각본 의혹 등에 대해 "'질의응답'은 사전준비된 바 없었다. '사전 각본'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과시간에 꼭두각시처럼 준비된 말을 읊게 만든 다음 일장 훈시나 하는 식'의 행사도 아니었다"며 "언론에 비공개한 것은 진솔하고 자유로운 대화와 건의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