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프로축구에서 활약하는 아시아 선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하는 손흥민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다음 달 북한과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평양 원정을 앞두고 있다.(사진=노컷뉴스DB)
남북이 자랑하는 대표 공격수 손흥민(토트넘)과 한광성(유벤투스)의 대결을 평양에서 볼 수 있을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다음 달 15일 북한과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을 치른다.
지난 10일(한국시각) 투르크메니스탄과 원정 1차전에서 다소 힘겨웠던 2대0 승리를 거두며 월드컵 2차 예선을 시작한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월 10일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스리랑카와 2차전에 이어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3차전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아직 북한 원정의 정확한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대표팀 소집을 약 20일 앞둔 현재까지도 북한 원정의 계획만 세워졌을 뿐 구체적인 동선 등이 정해지지 않았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예선 당시 남북대결이 성사됐지만 그때는 북한 원정이 아닌 중국 상하이에서 경기했다. 축구대표팀이 평양에서 원정 경기를 치른 것은 1990년 10월 11일 남북통일축구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만큼 상징적인 의미도 크다.
최근 북한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주관 대회를 개최하는 등 폐쇄적인 정책으로 일관했던 과거와는 분명 다른 상황이다. 지난 2017년에는 AFC 여자 아시안컵 예선 경기가 평양에서 열려 당시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이 평양 원정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남자 대표팀에 앞서 여자 축구대표팀은 지난 2017년 평양 원정을 떠나 김일성경기장에서 2018 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아시안컵 예선을 치렀다. 당시 경기에 나섰던 선수들은 5만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이 생소하면서도 살벌했던 경기 상황을 소개하기도 했다.(평양=사진공동취재단)
가장 가까운 예로는 지난 5일 레바논과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첫 경기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소화했다. 이런 상황 덕에 평양 원정을 낙관적으로 전망했던 대한축구협회지만 북한은 맞대결을 3주가량 앞둔 현재까지 홈 경기 개최에 대한 어떠한 협의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원정 A매치가 열리는 경우 축구협회는 경기가 열리기 2, 3주 전에 경기가 열리는 도시로 선발대를 보내 대표팀이 머물 숙소를 정하고 이동 동선을 결정하는 등 일련의 준비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이번 평양 원정은 북측으로부터 어떠한 정보도 얻지 못하고 있어 이 과정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달 초 한 차례 공문을 보낸 뒤 답변을 듣지 못한 축구협회는 최근 다시 한번 협조를 요청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이번 주 중으로 북한의 답이 오지 않을 경우 AFC나 국제축구연맹(FIFA)의 협조를 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축구협회는 평양 원정 성사를 가정한 채 대표팀 운영을 준비하고 있지만 평양이 아닌 제3국에서 경기가 열릴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중국이 가장 유력한 개최 후보지다. 하지만 중국에서 열리는 경우도 문제가 발생한다.
북한을 육로로 이동하지 않고 중국을 거치는 경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비자 발급이 필수다. 상대적으로 수월한 선수단과 달리 취재진과 응원단의 비자 발급은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중국은 다음 달 1일부터 국경절 연휴라는 점에서 축구협회가 더욱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투르크메니스탄 원정 때도 취재진의 비자가 출국 직전에 나와 어려움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