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이라는 말이 되게 평범하게 쓰이지만 '보통'을 유지하는 것은 굉장히 힘들어요. 미세먼지 보통이라던가 체중 보통이라던가 여러가지 보통을 유지하기 위해 굉장히 노력하죠. 연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은기와 제이 이야기도 보통의 연인들처럼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굉장히 수많은 일들과 사건이 벌어지고 아파하고 그러는데, 이런게 연애인거 같아요." (작가 캐롯)
뮤지컬 '이토록 보통의' 프레스콜 현장 (사진=배덕훈 기자)
특별하지만 보통의 연애를 그린 감정 로맨스 뮤지컬이 관객을 찾는다. 보통이라는 일상 속에서 보통의 연인들이 추억과 순간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고 특별한 사랑에 대한 잔잔한 메시지를 전한다.
17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에서 뮤지컬 '이토록 보통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현장에서는 출연 배우들의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과 함께 기자간담회가 이어졌다.
뮤지컬 '이토록 보통의'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옴니버스로 구성된 원작의 에피소드 중 두번째 단편작인 '어느 밤 그녀가 우주에서'가 창작 뮤지컬로 재탄생됐다.
작품은 보통의 '사랑 그리고 이별'을 그린다. 우주비행사를 꿈꾸는 제이와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 은기를 통해 보통의 연인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원작 웹툰의 캐롯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뮤지컬로 재탄생된 소감으로 "계속 편지로만 사랑한다 주고 받던 사람에게 육성으로 사랑한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전했다.
캐롯 작가는 "사실 편지에서는 자세하게 구구절절 사랑한다는 말을 해줄 수 있지만 육성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듣는다는 것은 그 사람이 선택한 타이밍과 무드에서 듣는 것이고, 좀 더 간결할 수는 있지만 생생하게 숨소리나 분위기도 함께 전달된다는 의미"라면서 "웹툰으로 작품 보셨던 분들도 다시 뮤지컬로 보시면 이런 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이토록 보통의'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만화 연계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특히 최근 많은 웹툰 작품이 뮤지컬, 연극, 드라마 등 다양한 포맷으로의 변주가 이어지는 분위기 속에서 '이토록 보통의' 역시 원작의 무대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웹툰은 뮤지컬로 각색한 박해림 작가는 "웹툰이 독자들의 사랑을 즉각적으로 누적된 조회수나 댓글 이런 것들로 피드백을 받는 것에 비해 공연은 압축되고 한정된 상황을 무대 위에 올려야 한다"며 "좋은 원작 작품을 뮤지컬로 가져올때 굉장히 고민을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원작을 해치지 않고 무대 위에 올려놓을 것인가, 그 지점에서도 그대로 올릴 것인가 아니면 우리 얘기를 할 것인가 여러가지를 고민하고 선택하는데 있어서 주저하고 또 고민해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김태훈 연출도 "웹툰 자체가 우주를 배경으로 하고 시공간을 굉장히 넘나들어 무대에서 구현하기 불가능하기도 하고 극을 보는 관객들의 상상력을 저해하는 요소들이 있지 않을까 우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작품은 은기와 제이가 서로 간에 기억을 통해서 진짜의 가치를 찾아가는 여정들이라 생각한다"면서 "영상 같은 부분들도 인물의 심리나 색채를 좀더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4인조 라이브밴드의 드라마틱한 연주와 아름다운 가사가 어우러져 관객들의 감성을 한껏 자극한다. 무대 역시 영상과 조명 등을 활용해 신비롭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잘 표현했다.
뮤지컬 '이토록 보통의' 프레스콜 현장 (사진=배덕훈 기자)
우주에 가는 것이 꿈인 우주항공국 직원인 제이 역은 배우 최연우와 이예은이 더블 캐스팅 됐다. 두 배우는 제이와 복제인간 제이 등 1인 2역을 맡았다.
최연우는 "처음 대본 받았을때는 제이와 복제인간 제이가 좀 더 명확하게 나눠져 있었는데 발전 과정을 거치면서 제이와 복제인간을 다른 존재로 분리하는 것보다 한 존재로 인식하는 것으로 합일점이 됐다"며 "결국 같은 사람이라 다름을 연기하지는 않지만 제이와 복제인간의 심리 상태를 통해 다른 사람으로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예은은 "제이와 복제인간 제이의 차이를 두고 처음에 분석해야 되나 생각했고 사실 첫 공연 때까지도 모호했다"면서 "그냥 한번 해보자 하고 감정의 흐름대로 가 봤더니 굳이 구분하지 않아도 제이와 복제인간 제이가 신기하게 이어지더라. 굳이 미세하게 분석해서 나누지 않아도 되겠다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제이와 보통의 하루를 계속해서 하께 보내는 것이 꿈인 은기 역은 배우 성두섭, 정욱진, 정휘가 맡았다.
정휘는 손승원의 음주운전 논란에 휩싸인 후 이번 작품을 통해 무대에 복귀했다. 정휘는 "9개월 만에 무대에 다시 서게 됐다"며 조심스레 입을 열고 "첫 공연 했을때 사실 굉장히 많이 떨렸다. 같이 하던 배우도 저의 떨림을 느낄 정도로 떨면서 했던 게 기억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만큼 무대라는 공간이 되게 소중하고 뜻깊게 다가왔던 것 같고, 앞으로 할 공연들 모두 소중하게 임할 수 있을 것 같다. 열심히 준비했고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남녀 2인극으로 진행되는 뮤지컬 '이토록 보통의'는 오는 11월 10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 3관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