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노선도(사진=환경부 제공)
수십년 동안 논란이 이어졌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환경영향평가에서 '부동의' 판정을 받아 결국 백지화됐다.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은 설악산 오색삭도 설치사업 환경영향평가 결과 사업시행시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되고 환경적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아 '부동의'한다고 16일 밝혔다.
환경부 조명래 장관은 "금번 협의는 추후 추가논의를 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해서 했기 때문에 사실상 마지막 협의"라며 "오색삭도(케이블카) 설치사업은 사실상 평가결과가 부동의로 나오면 추진하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봐야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는 관광 산업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강원도 양양군이 추진해왔지만, 사업예정지역이 희귀동식물이 대거 살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인 사실이 확인되면서 사회적 반발이 제기됐다.
이날 환경청은 사업예정지가 극상림·아고산대 식물군락(상부정류장 일대), 식생보전Ⅰ·Ⅱ등급(95%), 멸종위기종(13종)·천연기념물(6종)·희귀식물(26종)의 서식지·분포지로 확인돼 이 곳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케이블카 사업 대상 지역은 산양, 하늘다람쥐, 담비, 무산쇠족제비, 독수리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13종의 서식이 확인돼 생태적 보전가치가 매우 뛰어난 곳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산양(어린개체 포함)이 평가 대상지역에서 38개체나 발견됐고, 지주 및 상부정류장 인근에서도 다수 개체가 서식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또 설악산국립공원계획 변경 부대조건중 환경평가단계에서 검토 가능한 멸종위기종 보호대책, 상부정류장 주변 식물보호대책, 탐방로 회피대책 등도 적정하게 수립되지 않아 설악산의 동·식물, 지형 등 자연환경을 크게 훼손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환경성평가 관련 규정에 따른 현황조사, 영향예측, 저감방안 등도 제대로 수립·제시되지 않았고, 사업예정지가 '백두대간·정맥에 대한 환경평가 가이드라인' 등에 부합되지 않는 등 계획 및 입지가 적정하지 않다고 봤다.
조 장관은 "2015년 사업이 의결될 때 17개 국립공원위원회에서 제시한 부대조건이 있었고, 국회 지적사항이 있었다"며 "보완서가 들어왔을 때 집중 검토했는데, 각 분야별로 아주 중요한 훼손사항이 발견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설악산은 6개 보전지역으로 지정됐고, 사업지역 최상부는 산양 서식지 중 1급 서식지에 해당하는 생태적으로 민감한 지역"이라며 "보호대책, 현황 조사 등 지적한 부분을 충분하게 설명하거나 대안을 제시하지 못해 부동의 의견을 냈다"고 덧붙였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평면도(사진=환경부 제공)
앞서 환경청은 2016년 11월 동‧식물상 현황 정밀조사, 공사·운영 시 환경 영향예측,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호대책, 공원계획변경승인 부대조건 이행방안 등과 관련해 양양군에게 평가서 보완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양양군은 2년 6개월의 보완기간을 거쳐 지난 5월 16일 보완 평가서를 환경청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환경청은 이해관계자가 모두 참여하는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를 운영해 설악산의 자연환경, 생태경관, 생물다양성 등에 미치는 영향과 설악산국립공원계획 변경 부대조건 이행방안 등을 검토했다.
또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국립생태원 등 전문 검토기관과 분야별 전문가의 검토 등을 거쳐 협의 방향을 결정했다.
협의회 논의 결과 외부위원 12명은 부동의(4명), 보완 미흡(4명), 조건부 동의(4명) 등 의견이 엇갈렸다.
또 전문 검토기관과 분야별 전문가는 사업시행시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서식지 단편화, 보전가치 높은 식생의 훼손, 백두대간 핵심구역의 과도한 지형변화 등 환경영향을 우려해 부정적 의견을 내놓았다.
환경청은 "객관적‧과학적 절차에 의해 (부동의) 결론에 도달했다"며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을 양양군에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양양군은 이번 협의 결과를 통보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환경부 장관에게 협의내용 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