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실검, 3000만원이면 밀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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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어 순위, 순간적인 검색 변화율 반영
매크로 동원 순위 조작은 없다고 봐야
퀴즈 동원한 검색량 올리기 유도 횡행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없어져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오종현(IT 전문가)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놓고 정치권에서 그야말로 전쟁이 벌어졌죠. 그런데 전쟁이 일어난 곳이 또 한 곳 있습니다. 바로 인터넷 포털 사이트입니다. 찬성과 반대 양쪽 진영에서 집중적으로 띄운 검색어들이 실시간 검색어에 랭크되어 있는 모습 여러분 자주 보셨을 텐데요. 문제는 이렇게 정치적 이슈와 관련된 검색어 말고도 각종 업체의 홍보성 검색어. 예를 들어서 상품명이라든지 어떤 세일 행사 이름 같은 상업적 검색어도 요즘 부쩍 눈에 띈다는 겁니다. 어떻게 이게 가능할까요? 정말 순수하게 수동 작업으로만 이루어지는 걸까요? 이대로 둬도 괜찮은 걸까요. 깊이 있게 생각해 보죠. 온라인 마케팅 전문가입니다. 오종현 씨 연결해 보죠. 오 선생님, 안녕하세요?

◆ 오종현>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선 실시간 검색어 순위가 매겨지는 원리부터 알아야 될 것 같아요. 이게 어떤 식으로 순위가 집계되는 겁니까?

◆ 오종현> 물론 포털마다 그 알고리즘이나 운영 정책은 공개하지는 않고 포털마다 다르기도 한데요. 기본적으로는 검색어의 절대량보다는 순간적인 검색량의 변화율에 의해서 실시간 검색어가 정해지게 됩니다.

◇ 김현정> 검색의 절대량으로만 하면 항상 날씨가 1등이겠네요.

◆ 오종현> 네, 요즘에는 00대학교 수강 신청. 이런 게 실시간 검색어에 많이 잡히거든요.

◇ 김현정> 무슨무슨 대학교 수강 신청. 저도 봤어요.

◆ 오종현> 이게 평소에는 검색량이 없다가 딱 수강 신청 기간이 되면 검색이 급증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이제 실시간 검색어에 OO대학교 수강 신청을 많이 보는 것도 그러한 의미인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요즘 보면서 혹시 매크로 돌리는 건 아니야? 이런 생각들도 많이 하시는데 매크로를 돌려서 순위에 진입시키는 것 여전히 가능합니까?

◆ 오종현> 2019년 이전에는 방금 앵커께서 말씀하셨듯이 매크로 프로그램이나 혹은 가짜로 검색량을 만들어서 실검에 띄웠었는데 사실 이 방법은 포털에서 이제 비교적 잘 막고 있습니다.

◇ 김현정> 매크로는 걸러내요?

◆ 오종현> 네, 거의 걸러낸다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사진=포털 캡처)

 

◇ 김현정> 그렇군요.

◆ 오종현> 그런데 이게 2019년 이후에는 매크로 프로그램이나 이런 게 아니라 퀴즈 이벤트 형식으로 실제 사람이 검색을 해서 실제 검색량을 만들게 되고요. 이게 실시간 검색어에 노출이 되는 경우가 최근에는 훨씬 더 많아졌습니다.

◇ 김현정> 제가 최근에 이 현상에 주목하면서부터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계속 보거든요. 틈틈이 보는데 볼 때마다 광고 마케팅, 그러니까 어떤 상품이라든지 어디어디 회사에서 하는 초성 퀴즈, 세일 행사. 이런 것들이 10위 안에 2~3개씩. 심할 때는 5개씩 들어 있을 때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일단 이게 매크로를 돌리는 건 아니고 소비자들이 실제로 검색을 하긴 한다는 말씀이신데.

◆ 오종현> 네, 실제 검색량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어떻게 갑자기 그렇게 어느 회사에서 초성 퀴즈하는 줄 알고, 어느 회사에서 세일하는 걸 알고 그렇게들 검색을 하죠?

◆ 오종현> 2019년 6월쯤에 모 업체 마케팅을 도와줬는데 그때 이 업체가 실검 마케팅을 하면 어떨까. 이렇게 한번 알아보자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실검 마케팅을 하는 대표적인 서비스한테 제안서를 받았습니다. 그때 3000만 원의 퀴즈 이벤트를 진행을 해주겠다라고 제안이 왔고요.

보통은 퀴즈를 내게 되는데요. 예를 들면 A업체에서 휴대폰을 출시를 했습니다. 그러면 퀴즈 내용이 이렇게 됩니다. ‘A업체의 휴대폰의 화면은 몇 인치일까요? 네이버에서 A휴대폰을 검색하세요’라고 퀴즈를 내게 되면 사용자들은 네이버에서 A업체의 휴대폰 명을 검색하게 되고 거기에서 화면이 몇 인치라고 하는 정답을 찾게 됩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이벤트 페이지에서 정답을 입력하게 되고 정답을 입력한 후에 리워드를 받게 됩니다. 몇백 원이나 몇천 원 정도의 리워드를 받게 되고요.

◇ 김현정> 보수를 받게 되고.

◆ 오종현> 이렇게 포털에서 검색을 하게 되면 검색량이 늘어나고 그럼 실검의 후순위부터 조금씩 노출이 되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일반인들도 포털에서 검색을 하다가 후순위에 있는 A휴대폰을 계속 클릭하게 되면 이게 다 검색량으로 잡히게 되거든요.

(※ 네이버 측에서는 차트에 이미 노출되고 있는 검색어를 마우스로 클릭한 경우는 검색 횟수에 포함되지 않으며, 사용자가 검색창에 직접 키보드를 입력하거나 혹은 자동완성된 검색어만이 집계에 포함된다고 밝혀왔습니다)

◇ 김현정> 이게 무슨 일이야? 갑자기 이게 왜 떴지? 하면서 또 클릭하게 되는군요.

◆ 오종현> 그렇게 되면 점점 검색량이 많아지고 또 여기에 다양한 언론 기사들이 붙으면서.

◇ 김현정> 더 늘어나고.

◆ 오종현> A휴대폰 갑자기 실검에 올라 이런 식의 기사들이 올라가게 되고 그러면 사람들은 또 궁금해하고 또 검색하게 되고. 이렇게 해서 자연스럽게 검색량들이 늘게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A휴대폰이 몇 인치인가를 찾기 위해서 한 번 A휴대폰을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고 그다음에 그 정보를 찾은 다음에 이벤트 페이지에 정답을 쓰기 위해서 또 한 번 입력하고 그래서 실검에 오른 걸 보고 다른 사람들이 누르고. 누르고 나면 거기에 관련 기사들이 막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니까 그걸 보느라고 또 한 번 누르고 이런 식으로 계속 상승.

◆ 오종현>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그 과정에서 기사를 눌러야 또 검색량이 하나 늘어나니까 뭐라고 해야 할까요. 가짜 기사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인위적으로 기사들을 쓰도록 언론사에 부탁하기도 합니까?

◆ 오종현> 보통 부탁이라기보다는 기사들을 미리 사놓습니다. 물론 언론사마다 금액이 좀 다르기는 하지만 건당 한 15만 원 정도 하거든요.

◇ 김현정> 기사를 사요?

◆ 오종현> 네, 맞습니다. 광고 대행사에서.

◇ 김현정> 홍보 기사를 산다?

◆ 오종현> 맞습니다. 그리고 실검에 내가 원했던 키워드가 순위에 잡히기 시작을 하면 그때부터 미리 사놨던 기사들을 시간에 맞춰서 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일반 사용자들도 실검을 보고 기사를 보고 ;아, 이 업체의 휴대폰이 좋은 거구나‘라고 하고 다시 검색하고 이렇게 반복이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여기에서 그 15만 원의 그런 홍보 기사를 써주는 언론사들이란 사실은 굉장히 다양한 언론사가 있으니까 일부 그런 것들로 돈을 버는 언론사가 존재한다. 이 말씀이시죠? 언론사라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그런 미디어가 존재한다. 이 말씀이신 거죠?

◆ 오종현> 맞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검색량을 늘리는 방법을 마케팅으로 쓰고 있다. 그러면 지금 포털 사이트에서는 이런 부분, 이런 상업적인 검색어 만들기는 규제 안 합니까?

◆ 오종현> 얼마 전에 언론 기사를 통해서 발표하기는 네이버에서 ‘이 사항을 주시하고 있다.’ 이런 정도로만 나왔지 어떻게 제재를 한다거나 구체적인 내용은 안 나왔고요. 그리고 사실적으로는 일반 사용자들이 검색을 실질적으로 하는 거기 때문에 네이버에서도 어느 정도는 ‘의도를 가졌다.’ 혹은 어느 정도는 ‘실제 검색이다’라는 것을 파악하기는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쪽 분야를 쭉 보고 계시는 전문가로서 바람직한 방향, 어떤 개선의 방향은 뭐라고 보세요? 이걸 자발적으로 누르는 거니까 이걸 매크로 금지시키듯이 딱 잘라 금지시키기도 애매한 거고.

◆ 오종현> 맞습니다.

◇ 김현정> 그렇지만 인위적인 부분이 가미되기 때문에 또 자연스러운 정말 실시간 검색어의 흐름이라고 보기도 어렵고 어떻게 해야 된다고 보세요?

◆ 오종현> 저는 기본적으로 이 실시간 급상승어라는 이 제도를 포털에서 폐지해야 된다라고 봅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어떤 포털을 제외하고는 해외의 어떤 포털에서도 실시간 검색어들을 노출시키는 포털들이 별로 없거든요.

◇ 김현정> 구글도 없네요, 그러고 보니까.

◆ 오종현> 구글도 없고요. 그리고 유튜브 같은 경우에는 동영상 자체가 순위가 정해지지, 어떤 특정 키워드가 노출이 잘 된다, 조회수가 많다. 이런 것들은 따로 언급을 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는 거의 우리나라 포털에만 존재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차라리 없애는 편이 낫지 않겠는가라는 생각까지. 알겠습니다. 지금 마케팅, 온라인 마케팅 전문가신데 이거 없애도 괜찮아요?

◆ 오종현> 사실 이게 정보라는 영역이 마케팅력으로 변질이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마케팅 하는 입장에서도 좋은 콘텐츠를 생산해서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해야 되는데 자꾸 어떻게 하면 어뷰징을 시키지? 혹은 어떻게 하면 이런 정보의 영역에 상업적인 내용을 끼워넣을 수 있을까? 이런 쪽으로 자꾸 마케팅이 발전하게 되면 이 마케팅 자체도 흐름이 잘못 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이렇게 잘못 사용되지 않게 실검 자체가 저는 없어졌으면 하는 게 바른 방향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전문가의 조언 들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오늘 한번 고민해 봤습니다. 오종현 선생님, 고맙습니다.

◆ 오종현>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온라인 마케팅 전문가세요. 오종현 대표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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