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현장 모습 (사진=고상현 기자)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일명 '윤창호법'이 시행된 이후 제주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음주운전 사망사고 가해자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특히 가해자는 피해자들을 보고도 술에 취해 가속 페달을 밟아 사고를 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지방법원 형사4단독 서근찬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 치사상),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김모(53‧여)씨에게 징역 3년에 벌금 20만 원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서근찬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음주운전을 하다 1차 교통사고를 내고도 조치하지 않고 도주하며 시속 101㎞의 속도로 주행하다 2명의 사상자를 내는 등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자 측과 모두 합의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선고 직후 김 씨는 곧바로 법정 구속됐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1월 16일 오후 10시 35분쯤 제주시 일도2동 주택가 골목길에서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 주차돼 있던 K7 승용차량을 들이받았다. 사고를 냈으면 피해자에게 연락을 취하는 등 조치했어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김 씨는 음주운전 사고를 은폐하기 위해 속력을 높여 인근 음식점 쪽으로 사고 장소를 이탈했다. 그러다 식당 앞에 피해자 정모(54)씨와 김모(54)씨가 서 있는 것을 확인하고도 술에 취해 브레이크 페달이 아닌 가속 페달을 밟아 시속 101㎞의 속도로 피해자들을 들이받았다.
술을 곁들인 식사 후 사고 현장에서 대리운전 기사를 기다리던 피해자들은 이 사고로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정 씨는 '외상에 의한 저혈량 쇼크'로 숨졌다. 김 씨도 왼쪽 다리에 중상을 입었다.
당시 가해자 김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32%의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였다. 가해 차량이 식당 안쪽 끝 부분까지 돌진하면서 식당 집기 등이 부서지며 큰 손해를 입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