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송 캡처)
XtvN '최신유행 프로그램'(이하 '최유프')이 시즌2 첫 방송을 앞둔 가운데 시즌1 에피소드가 뒤늦게 6·25 참전용사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실제 6·25 참전 유공자들은 이 논란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지난해 10월 코미디 프로그램인 '최유프'는 코너 '요즘 것들 탐구생활'에서 '군무새' 에피소드를 다뤘다. '군무새'는 군인과 앵무새를 합성한 신조어로, 군대에 다녀왔다는 자부심으로 모든 이야기를 군대로 귀결시키는 이들을 지칭한다.
'군무새'를 연기하는 권혁수 앞에 참전용사로 분한 배우 김민교가 나타나자 상황이 반전된다. 김민교는 "6·25 전쟁도 안 겪어본 놈들이 뭘 안다고, 나 때는 말이여"라며 이혁수를 호통치고, 이에 거만했던 '군무새' 권혁수는 겸손한 자세로 돌변한다.
그러자 '군무새는 쓰잘데기 없이 매우 엄격한 서열을 가진 집단입니다'라는 자막이 나온다. 말미에는 이순신 장군까지 거슬러 올라가 서열에 따라 행동이 180도 달라지는 '군무새'를 풍자한다.
소식을 접한 대한민국 6·25 참전 유공자회 관계자는 6일 CBS노컷뉴스에 실제 관련 영상을 시청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사실 참전용사가 출연하는 부분은 아주 잠깐이고, 내용 자체는 참전용사에 대한 직접적 비하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참전용사는 개그 소재로 쓰일 만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유감을 표했다.
이어 "요즘 젊은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우리와 완전히 달라 재미로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참전용사를 희화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참전용사 캐릭터를 표현하며 보행보조기, 실제 참전 유공자들이 여름에 착용하는 옷차림 등을 이용한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김민교씨가 입은 옷이 우리가 여름에 입는 복장이다. (보행보조기를 짚고 나온 것도) 상이군병회에서 보면 난리가 날 만한 사안이다. 참전 유공자들이 모두 다리가 불편한 것도 아닌데 그렇게 비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현재 '군무새' 에피소드가 담긴 공식 영상들은 삭제된 상태다. 6·25 참전 유공자회 관계자는 '최유프' 제작진을 비롯한 관련 업계에 유공자들에 대한 존중을 당부했다.
그는 "나만해도 70세가 다 되어가고, 유공자들이 연령대가 높기 때문에 유튜브 영상이나 케이블 방송은 잘 보지 않는다. 그래서 이런 사안이 발생하면 대응하기가 어렵다. 그래도 제작진과 이야기는 나누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참전 유공자들은 국가를 위해서 희생하고 봉사한 사람들이다. 만약 방송에서 다룬다면 개그 소재로 삼을 게 아니라 이들을 존경하고, 그 희생 정신을 젊은 사람들이 이어받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