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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미얀마 '라카인' 문제 해결 노력…도우며 함께 나아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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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청소'로 불린 미얀마軍 대대적 탄압 중단 우회 촉구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정상회담 뒤 언론발표
'민주화운동 상징' 수치 고문, 로힝야族 탄압 외면에 전세계 우려
"한국전쟁 때 미얀마가 지원해 준 쌀…한국에 따뜻하게 다가와"
"양국 간 효율적 경제협력 확대 위해 인프라 구축"
수치 고문 "한반도 평화, 아시아뿐 아니라 전세계에 대단히 중요한 일"

문재인 대통령과 미얀마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3일 오후 미얀마 네피도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미얀마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3일 "미얀마 정부도 '미얀마 평화 프로세스'를 국가 최우선 과제로 삼고 라카인 문제 해결과 같은 민족 화합, 국가 통합을 위해 노력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양국이 서로 도우며 함께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현지시간)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아웅 산 수치(Aung San Suu Kyi) 미얀마 국가고문과 정상회담을 연 뒤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2017년 미얀마 라카인주 일대에 거주하는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반군단체가 경찰 초소 등을 습격하자 미얀마군은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고 로힝야족에 대한 무차별 폭력으로 이어졌다.

'인종청소'로까지 불린 로힝야족에 대한 탄압으로 로힝야족 70여만 명은 인근 방글라데시로 피난했다.

수치 고문은 미얀마 대통령과 별도로 외교부 장관, 대통령실 장관을 겸직하며 사실상 국가수반 역할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세계적인 민주화 운동가 출신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수치 고문과의 정상회담에서 로힝야족 문제까지 언급한 이유는 미얀마 정부의 소수민족 탄압에 전 세계가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5·18 기념재단은 수치 고문에게 수여한 '광주 인권상'을 박탈하기로 결정했고, 지난해 국제사면위원회도 수치 고문에게 수여했던 최고 영예의 '양심대사상'을 거둬들이기도 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현재 미얀마 정부가 민족 간 통합에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소개하면서 추가 언급은 삼갔다.

대신 한국전쟁 당시 미얀마의 쌀 지원을 언급하면서 양국 관계 발전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미얀마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던 역사가 있다"며 "한국전쟁 당시 미얀마가 지원해 준 5만 달러 규모의 쌀은 전쟁으로 고통받던 한국 국민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왔다. 한국은 미얀마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수치 고문님과 나는 마음과 마음이 이어진 양국의 국민과 함께 경제, 문화, 개발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며 "번영의 미래를 위해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양국 간의 경제협력을 효율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제도적 기반을 다지기로 했다"며 "'한-미얀마 경제협력 산업단지'는 양국 간 대표적인 경제협력 프로젝트로 한국 기업의 미얀마 투자를 촉진하며, 양국의 동반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얀마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미얀마 수도 네피도 시내 대통령궁에서 미얀마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확대이미지

 

미얀마에 대한 지원과 한국 경제발전 경험 공유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은 개발 분야에서 활발한 협력을 통해 상생번영을 촉진하기로 했다"며 "한국은 미얀마에 대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10억 달러로 확대해 안정적 개발 협력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미얀마 개발연구원(MDI), 무역진흥기구(MYANTRADE) 등과 함께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 두 정상은 한국 정부의 '미얀마 농촌공동체 개발사업'이 미얀마 농촌을 발전시키고 양국 간 상생협력의 모범사례가 된 것을 높이 평가하며, 농촌 개발사업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미얀마 정부의 지지에도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미얀마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줬다"며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 "우리 두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국제사회의 단합된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앞으로도 양국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수치 고문은 "문재인 대통령님의 국빈 방문은 한국과 미얀마 간의 우호 협력 관계에 있어 새로운 지평을 여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수치 고문은 "미얀마와 한국은 그간 동일한 경험을 갖고 있다.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국가 발전 과정에서 많은 희생을 치렀다"며 "바로 이러한 요소들 때문에 양 국민이 매년, 해가 갈수록 가까이 여길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저는 이 자리를 빌려서 문재인 대통령님께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울이는 노력들, 거두고 계신 성과에 대해서 축하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한반도에서 평화와 안정을 이루는 것은 비단 한반도와 아시아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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