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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청문회'로 변질된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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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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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는 최 후보에 대한 질문보다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질문이 더 뜨거웠다.

일본 수출규제 대응을 위한 소재‧부품 정책을 비롯해 과학‧기술 연구개발(R&D), 5G를 비롯한 방송‧통신산업 등 정책현안은 산적했지만, 마치 조 후보자 청문회를 대리하듯 조 후보 딸의 논문과 관련한 질의들이 쏟아졌다.

또 최 후보와 배우자가 수년간 기부활동을 해 온 것을 두고 '편향성' 주장을 펼치다가 '아내도 관리하지 못하는 자'라는 여성비하 막말도 나왔다.

◇ 시종일관 '조국 딸 논란' 질문공세 퍼부은 한국당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청문회 시작부터 야당은 최 후보에 대한 질문보다 조국 법무장관 후보에 대한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야당의원들은 조국 후보 딸 조모씨(28)가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제 1저자로 이름을 올린 사실이 연구윤리를 위반한 것인지를 따져물었다.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논문 1저자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는데 국가 연구개발(R&D)를 책임져야할 자리에 앉을 사람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에 최 후보자는 "다른 후보자에 대해 얘기하긴 어렵다"면서 "다만 연구 윤리는 국가과학기술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진 무소속 의원은 "조국 후보 딸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수많은 우리 청년들이 맨바닥에서부터 노력하는 과정을 무시하고 교수 부모를 둔 자녀들이 손쉽게 스펙쌓기를 하고 논문 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이런 병폐는 후보자가 장관이 된다면 완벽하게 뿌리뽑아야 할 과제"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대해 최 후보는 "일부 교수들의 그같은 관행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공직을 맡게 된다면 그런 부분을 없애고 연구윤리를 정립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 "아내도 관리하지 못하는 사람이…" 막말 논란

이날 청문회에서는 최 후보자와 배우자의 기부금 관련 내역에 대해 질의하면서 여성비하 발언이 나와 논란이 일었다.

박성중 한국당 의원은 "최 후보와 배우자는 민족문제연구소,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민주언론시민연합과 같은 이런 편향적인 단체에 수년간 기부금을 내고 후원을 했다"며 "기부를 아내가 했다고 하는데, 그동안 아내가 무슨 후원을 하는지도 몰랐느냐"고 물었다.

이에 최 후보는 "아내가 어떤 후원활동을 했는지 솔직히 몰랐고, 이번에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알게됐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목소리를 높이며 "아내 관리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수십조원 예산을 다루는 과기정통부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동료 의원들이 즉각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박 의원은 "아내가 사용하는 재정과 아내의 행동 등을 관리해야하는 뜻으로 말한 것이며 수정할 마음이 없다"고 잘라 말하며 발언을 수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논란이 확산되자 박 의원은 "오해 소지가 있겠다"며 "'아내와 회계 관리도 못 하는 사람'으로 속기록을 수정해달라"고 입장을 바꿨다.

◇ 최기영 “수출규제 위기 타개, 답은 메모리반도체와 5G에 있다”

최 후보자는 소재‧부품 등과 관련한 질의에서는 소신을 드러냈다. 최 후보자는 소재·부품 수출 규제 위기를 타개할 해결책으로 메모리반도체와 5G 경쟁력을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 기술과 5G 네트워크를 인공지능(AI) 강국 도약을 위한 기반 산업으로 꼽기도 했다.

최 후보자는 “인공지능이 세상을 바꾸는 패러다임 전환이 올 텐데, 한국이 이를 잘 이용하려면 나름의 강점을 활용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며 “미국·중국과 비교해 AI·빅데이터 경쟁력이 뒤처져 있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다른 강점을 이용해야 한다. 메모리반도체와 5G가 바로 그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AI는 메모리가 매우 중요하고 한국은 그 점에서 좋은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내 대기업과의 협력을 잘 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라며 “새로운 분야로 전환될 때 집중 투자를 한다면 우리가 충분히 앞서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최 후보자는 국내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은 일본과 비교해 2~3년, 최대 5년 정도 뒤처져 있지만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영역은 조금만 투자하면 상용화해 따라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부품 수출 규제와 관련해 소재·부품 자립화와 함께 시스템반도체 분야 세계 1등 경쟁력을 만들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최 후보자는 “전 품목을 다 국산화할 수는 없으나 소재·부품은 분야에 따라 충분히 국산화가 가능하다”면서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를 푼다고 해도 우리는 꾸준히 연구개발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는 국제적 상도의에 어긋난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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