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는 여름을 기점으로 경쟁 팀이 주춤해진 사이 굳건한 경기력을 유지하며 올 시즌도 우승에 도전한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막바지를 향하는 K리그1. 전북과 인천의 본능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전북 현대는 지난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하나원큐 K리그1 2019’ 28라운드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경기 당시 리그 2, 3위의 대결이었지만 둘의 승점 차는 무려 10점이나 벌어진 상태. 특히 서울은 올 시즌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한 만큼 설욕의 기회였다. 하지만 원정팀 전북은 적지에서 잔인하리만큼 일방적인 승리를 거뒀다. 오히려 전북이 두 골에 그친 것이 경기 내용을 다 담지 못할 만큼 아쉬운 결과였다.
이 승리로 전북은 리그 1위로 올라섰다. 최근 5년간 전북은 네 차례 우승, 한 차례 준우승으로 K리그1 최강의 자리를 유지했다. 전북의 부흥을 이끈 최강희 감독이 중국 슈퍼리그로 떠났지만 포르투갈 출신 조세 모라이스 감독 체제로도 여전히 최강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즌 초반 새로운 체제가 안정되기 전 잠시 흔들렸던 전북은 7라운드 이후 꾸준하게 선두 경쟁을 진행하고 있다. 올 시즌은 과감한 선수 영입으로 14년 만의 리그 우승에 도전한 울산 현대가 경쟁자로 나선 가운데 8월을 기점으로 두 팀의 희비가 엇갈리기 시작했다.
전북은 8월 한 달간 치른 리그 5경기에서 3승2무로 패배를 잊었다. 전북의 무패행진은 제주 유나이티드와 12라운드부터 무려 10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반면 울산은 8월 한 달간 치른 리그 5경기에서 2승2무1패로 기세가 다소 꺾였다.
전북은 지난 시즌도 시즌 막판 15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며 우승했다. 경쟁 팀에게 한여름 무더위는 기세가 꺾이는 위기다. 하지만 전북은 무더위를 두꺼운 선수층으로 버티며 기회를 만들었다. 올 시즌도 같은 상황이 벌어질 채비를 마쳤다.
올 시즌의 대부분을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던 인천은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며 서서히 '잔류왕'다운 모습을 선보이기 시작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우승을 경쟁하는 전북이 있다면 강등권 싸움에는 인천 유나이티드가 있다. ‘잔류왕’이라는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 인천은 최근 매 시즌을 강등권에서 힘겨운 사투를 벌이면서도 끝내 1부리그에 남는 엄청난 생존력을 선보이고 있다.
인천은 올 시즌의 대부분을 리그 최하위로 지내고 있다. 2라운드에서 시즌 첫 승을 맛본 뒤 14라운드에서야 두 번째 승리를 맛봤고, 승점을 얻은 경기보다 그렇지 않은 경기가 더 많다는 점에서 인천의 위기는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인천은 여름에 돌입하며 서서히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시즌 세 번째 승리를 따낸 22라운드 포항 원정 이후 인천은 7경기에서 2승3무2패로 반등했다.
경기력 면에서도 7경기에서 넣은 10골은 올 시즌 인천의 팀 득점(14골)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물론 실점도 11실점으로 팀 실점(23실점)의 절반에 가깝다. 중요한 것은 인천의 경기력이 살아나며 경남, 제주와 강등권 탈출 경쟁이 더욱 불붙었다는 점이다. 가을에 더욱 맛이 짙어지는 전어처럼 올 시즌도 인천의 짠물 축구가 K리그에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