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 외무성 최선희 제1부상은 31일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우리의 기대가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며 "우리로 하여금 지금까지의 모든 조치들을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떠밀고 있다"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비난했다.
최 부상은 이날 담화를 내고 "27일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는 '북조선의 불량행동이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였다'는 비이성적인 발언을 해 우리를 또다시 자극했다"며 "'불량행동'이라는 딱지까지 붙여가며 우리를 심히 모독한 것은 그들 스스로가 반드시 후회하게 될 실언이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27일(현지시각) 미국 재향군인회가 개최한 행사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불량행동(rogue behavior)'을 좌시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했다"고 연설한 것을 뜻한다.
최 부상은 "폼페이오의 이번 발언은 도를 넘었으며, 예정되어 있는 조미실무협상(북미실무협상) 개최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미국인들에 대한 우리 사람들의 감정을 더더욱 증폭시키는 작용을 하였다"고 경고했다.
동시에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으며, 우리로 하여금 지금까지의 모든 조치들을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로 떠밀고 있다"며 북미실무협상에 난관이 있을 것이라고 암시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외교수장이 이런 무모한 발언을 한 배경이 매우 궁금하며 무슨 계산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지켜볼 것이다"며 "끔찍한 후회를 하지 않으려거든 미국은 우리를 걸고드는 발언들로 우리의 인내심을 더이상 시험하려 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한미연합훈련이 끝나는 대로 협상에 나설 뜻을 밝혔지만, 지난 8월 20일 훈련이 끝난 뒤에도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이어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3일 담화를 통해 폼페이오 장관에게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유지하며 비핵화가 옳은 길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망발을 줴쳐댔다"며 "조미협상(북미협상)의 앞날에 어두운 그늘만 던지는 훼방꾼이 분명하다"고 맹비난했다.
이와 함께 "미국이 제재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허황된 꿈을 꾼다면 저 혼자 실컷 꾸게 내버려두든지, 아니면 그 꿈을 깨버릴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대화에도 대결에도 모두 준비돼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