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29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치러진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은 후보자 본인보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모펀드 투자에 대한 여야의 공방이 펼쳐졌다.
아울러 이날 오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선거법 개정안이 의결되자 이에 반발한 자유한국당 소속 위원들이 집단 퇴장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 위원들은 조 후보자의 가족이 74억원대 투자 약정을 한 코링크 프라이빗에쿼티(PE)와 관련해 단순한 수익용 투자가 아니라 친인척을 활용한 탈법성이 짙은 행위라며 공세에 나섰다.
한국당 김종석 의원은 "투자자와 펀드매니저가 가족관계다. 5촌 조카카 아니냐"며 "서로 간의 업무에 관여하면 안 된다는 법 정신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성원 의원은 "조 후보자의 투자는 현행법을 빠져나간, 법의 허점을 이용한 투기"라며 "그토록 비난했던 법꾸라지(법+미꾸라지)를 조 후보자가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은 "조 후보자가 출자한 사모펀드에 불법성이 있느냐"고 물은데 이어 "모 후보자처럼 비리 의혹, 특혜, 편법으로 본인이나 본인 가족의 사적 이익을 취한 사실이 있느냐"고 추궁하며 조 후보자와 은 후보자를 함께 겨냥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법적인 문제가 없다며 적극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사모펀드를 공직자가 소유하고 취득하는 것에 문제가 있느냐"며 펀드와 달리 "주식은 백지신탁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많이 가진 경우 공직을 마다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고용진 의원은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 (결과)를 봐야 한다"며 "단순한 의혹을 가지고, (법무장관 후보자도 아닌) 금융위원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얘기하는 것은 낭비"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학영 의원은 은 후보자의 청문회인데 "처음부터 조 후보자의 사모펀드 관계가 논의돼서 미안하다"며 "국민들은 오늘의 논쟁을 보면서 펀드에 투자하면 실패한다고 느끼셨을 것"이라고 조 후보자 공격에 집중한 야당을 에둘러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은 후보자는 "조 후보자 가족이 펀드 운용에 개입했다면 불법의 소지가 있지만 개입 여부 자체를 모르기 때문에 예단해서 (불법성이) 있다, 없다를 말하기에는 이르다"며 "공직자가 투자한 자산의 운용과정에 개입하면 윤리에 맞지 않지만 투자 자체를 막으라고 한다면 제가 답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을 내놨다.
같은 시각 정개특위에서 선거법 개정안을 표결로 처리하자 한국당 정무위원들은 이에 반발한 일제히 청문회장을 나섰다.
한국당 김종석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인 국회 운영이 어렵지 않느냐"며 정회를 요청했지만, 민주당 이학영 의원은 "스스로 물러간 사람은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지 않느냐. 나머지 사람들은 계속해서 하자"고 회의를 지속하자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인 민병두 정무위원장은 "한 쪽 주장을 펴는 시·공간을 만들어줬다는 억측과 오해가 있을 수 있다"며 오전 11시48분쯤 정회를 선포했다.
다만 한국당 위원들이 오후 회의에 참석하면서 정개특위를 이유로 한 청문회 보이콧은 2시간여만에 종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