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원정 도박을 상습적으로 한 혐의를 받는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29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성매매 알선, 소속사 가수 마약 수사 무마 등 잇따른 의혹의 중심에 선 양 전 대표가 '도박'으로 결정적인 덜미를 잡힐지 주목된다. 특히 양 전 대표가 취재진 앞에 정식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상습도박·외국환거래법 위반·성매매 알선 등의 혐의를 받는 양 전 대표를 이날 오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양 전 대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체류하면서 현지에서 돈을 빌려 원화로 갚는 이른바 '환치기' 수법을 이용해 도박 자금을 마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양 전 대표는 이렇게 마련한 자금으로 지난 5년 동안 한 번에 6000만~7000만원을 주고 11차례에 걸쳐 칩을 바꿔 상습적으로 도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청은 양 전 대표가 YG 미국법인의 회삿돈을 도박자금으로 끌어다 썼는지 확인하기 위해 미국 재무부에 계좌 자료를 넘겨달라고 요청했고, 지난 17일 마포구 합정동 YG 사옥을 압수수색했다.
양 전 대표는 성매매 알선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2014년 서울의 한 고급식당으로 유흥업소 여성들을 불러 외국인 재력가들에게 성접대를 한 혐의로 지난 6월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은 성매매 알선 혐의 공소시효가 다음달 끝나는 만큼 이날 양 전 대표를 소환해 이 부분도 함께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대표는 전 YG 소속 가수인 비아이의 마약 수사를 무마한 혐의도 받는다. 2016년 당시 가수 연습생인 한모씨는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체포됐고, 경찰 조사에서 비아이에게 마약을 건넸다고 진술했다가 번복했다. 한씨는 이 과정에서 양 전 대표의 회유와 협박이 있었다고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해 폭로했다. 해당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이다.
한편 양 전 대표와 같은 상습도박·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가수 승리(29·본명 이승현)도 전날 경찰에 출석해 밤 늦게까지 조사를 받았다. '버닝썬 사태'로 검찰에 넘겨진 지 두 달만에 또다시 경찰 조사를 받은 것이다.
승리는 양 전 대표와 같은 호텔의 카지노에 네 차례 방문해 도박 자금으로 약 20억원을 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승리는 상습도박 혐의를 일부 인정하고, '환치기'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