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감독은 부임 후 처음으로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축구대표팀에 호출했다. 동료들과 비교해도 확연히 차이가 큰 김신욱의 신장을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사진=대한축구협회)
1년 하고도 정확히 3개월 만이다. 김신욱(상하이 선화)은 지난 2018년 러시아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축구대표팀에 복귀한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26일 조지아와 평가전, 투르크메니스탄과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 나설 26명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김신욱의 이름이 유독 눈에 띈다.
김신욱은 러시아월드컵이 끝난 뒤 한국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으로부터 꽤 오랫동안 인정받지 못했다. 러시아월드컵 이후 K리그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쳤던 김신욱이지만 벤투 감독은 ‘태극마크’를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스승’ 최강희 감독을 따라 중국 슈퍼리그에 진출해 맹활약하자 벤투 감독도 처음으로 김신욱을 대표팀에 소집했다.
사실 김신욱은 벤투 감독의 레이더에 꾸준하게 포함됐다. 최종명단에 들지 못했을 뿐 예비명단에는 이름을 올렸다. 벤투 감독은 김신욱의 발탁 이유로 “지금까지 선발한 공격수와 다른 유형, 특징의 선수임은 분명하다”면서 “대표팀에 와서 잘 적응하고 특징을 잘 살릴 수 있는 조합을 찾아야 한다”고 분명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신욱은 함께 발탁된 황의조(보르도), 이정협(부산)과 비교하면 확실한 개성이 두드러진다. 196cm 93kg의 압도적인 체격조건이 그라운드에서는 더욱 큰 존재감을 발휘한다. 최근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모두 활약이 좋은 황의조가 183cm 70kg, 이정협이 186cm 76kg이라는 점에서 이번에 소집된 공격수 가운데 가장 체격조건이 뛰어나다.
덕분에 황의조와 이정협이 활동량에 강점을 보인다면 상대적으로 김신욱은 높이에서 강점이 있다. 이 때문에 앞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감독들도 김신욱의 압도적인 체격조건을 높이 샀지만 대표팀에서는 경쟁선수를 압도하는 경기력을 끌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김신욱이 투입되는 경우 롱볼축구로 단순화되는 경향이 지적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체격조건은 아시아 무대에서만큼은 독보적이라는 점에서 결국 벤투 감독도 최근 중국 무대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하는 김신욱을 더는 뒤로 미뤄둘 수 없었다. 김신욱의 가세로 축구대표팀은 벤투 감독이 구상한 투톱의 활용 등 선수 기용의 폭이 더욱 확대됐다.
김신욱은 과거 소속팀에서의 맹활약과 달리 대표팀에서의 활약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이유로 호흡을 맞출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 하지만 중국 무대에 진출한 그는 적응 기간 없이 이적 후 곧장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물리적인 시간보다는 장점을 인정하고 극대화하는 전술적 차이가 크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다. 김신욱의 큰 키를 ‘무기’로 인정하고 대표팀에 소집한 벤투 감독의 전술적 활용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