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점대 무너진 류현진, 물 오른 디그롬…사이영상 경쟁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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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경쟁을 펼치고 있는 류현진(왼쪽)과 제이콥 디그롬. (사진=노컷뉴스, 플리커)

 


올해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의 유력한 수상 후보로 평가받는 류현진(32·LA 다저스)의 핵심 경쟁력은 바로 1점대 평균자책점이었다.

류현진은 홈런이 펑펑 쏟아지는 타고투저의 시대에 맞서 파워가 아닌 다양한 구종, 제구력, 마운드 운영 능력으로 타자들을 압도해왔다. 류현진은 시즌 첫 22경기에서 142⅔이닝동안 홈런 10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흔들리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주 애틀랜타 원정에서 7경기 만에 홈런을 허용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연속타자 홈런을 맞았다. 5⅔이닝 4실점을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24일(한국시간)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는 쿠어스필드의 악몽이 재현됐다.

류현진은 3회초에 애런 저지와 개리 산체스에게 각각 솔로홈런을 허용했고 5회초에는 디디 그레고리우스에게 통한의 만루홈런을 얻어맞았다. 4⅓이닝 9피안타(3홈런) 1볼넷 7실점 7탈삼진을 기록했다.

홈런 3개를 맞으며 7실점을 기록했던 지난 6월말 쿠어스필드 원정 성적과 같다. 올시즌 개인 한경기 최다 피홈런 및 최다실점 타이기록이 쓰여졌다.

안방불패도 깨졌다.

류현진은 지난 11번의 홈경기에서 77⅔이닝동안 7점밖에 내주지 않았다. 이날 하루동안 양키스에게 내준 실점과 같다.

다저스가 2대10으로 패하면서 류현진은 시즌 4패(12승)를 안았다. 다저스가 올해 류현진이 선발 등판한 홈경기에서 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류현진은 여전히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메이저리그 1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기록은 1.64에서 2.00으로 크게 치솟았다.

류현진은 지난 5월13일 워싱턴 내셔널스를 상대로 8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 평균자책점을 2.03에서 1.72로 낮췄다. 이후 3개월 넘도록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했다. 수많은 대기록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불과 12일 전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1.45였다. 하지만 애틀랜타와 양키스를 상대한 이후 마침내 1점대의 아성이 무너졌다.

무엇보다 피홈런이 많지 않았던 류현진이 최근 2경기에서 5개의 홈런을 허용했다는 사실이 눈에 띈다.

산체스는 낮은 코스의 커터를 낮은 자세로 잘 때려 홈런을 만들었다. 나머지 2개의 홈런은 실수에 가까웠다. 애런 저지에게 던진 결정구 체인지업은 떨어지는 각이 다소 밋밋했고 그레고리우스에게는 한가운데 포심패스트볼 실투를 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뉴욕 메츠의 에이스이자 사이영상 수상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는 제이콥 디그롬은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디그롬은 이날 애틀랜타의 강력한 타자들을 상대로 7이닝동안 무려 13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며 4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잘 던졌다.

6회초 프레디 프리먼에게 선제 1타점 적시타를 맞았지만 6회말 자신의 타석에서 직접 동점 솔로홈런을 때려 메츠 팬들을 열광에 빠뜨렸다.

이로써 디그롬은 메이저리그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됐다. 마운드에서 탈삼진 13개 이상을 잡아내고 타석에서는 홈런을 때리는 경기를 한시즌에 2회 이상 달성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디그롬은 지난 4월4일 마이애미 말린스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 14탈삼진과 시즌 첫 홈런을 나란히 기록했다.

디그롬은 이날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다. 승부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고 메츠는 1대2로 졌다.

디그롬의 시즌 승패는 변함없이 8승7패. 평균자책점은 2.56으로 더 낮아졌다. 시즌 탈삼진 개수는 207개로 늘었다. 내셔널리그 투수 중 가장 먼저 200탈삼진을 돌파했다(아메리칸리그 클리블랜드에서 신시내티로 이적한 트레버 바우어는 제외)

디그롬은 이날 3회초 2사부터 6회초 1사까지 8명의 타자를 연속으로 삼진 처리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다승에서는 류현진이 디그롬보다 앞선다. 그러나 류현진 역시 12승에 정체되면서 리그 최상위권에 올라있는 것은 아니다. 평균자책점의 차이는 많이 좁혀졌다. 타자를 힘으로 압도하는 부문에서는 디그롬을 따라갈 자가 많지 않다.

게다가 디그롬은 최근 상승세가 가파르다. 올스타전 이후 8경기에서 4승무패 평균자책점 1.04를 기록했고 총 52이닝동안 무려 69개의 탈삼진을 솎아냈다.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 디그롬의 능력을 감안하면 이같은 기세가 시즌 막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보인다.

전통적인 스탯인 다승 부문에서는 20승 고지를 가볍게 넘을만한 압도적인 후보가 눈에 띄지 않는다. 이같은 상황에서 디그롬이 쌓아가고 있는 기록은 사이영상 경쟁 후보로서 전혀 손색이 없고 오히려 압도적인 수준이다.

내셔널리그 다승 부문 1위는 15승을 기록 중인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다. 평균자책점은 3.65로 다소 떨어진다. 현재 9승5패 평균자책점 2.41을 기록 중인 맥스 슈어저(워싱턴)는 최근 복귀했다. 올시즌 기록은 눈부시나 부상 기간이 다소 길었다.

류현진의 1점대 평균자책점이 무너지기는 했지만 그는 여전히 사이영상 수상 후보로 손색이 없다. 남은 기간에 최근 하락세를 어떻게 반등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디그롬의 기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이제 사이영상 경쟁 구도는 평행선에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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