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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지소미아 '우려'에 日 '자업자득론'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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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이틀 연속 브리핑…"우리는 최선 다했지만 일본이 판 깼다"
한미NSC '긴밀 협의' 공개…사실상 '공동 결정' 시사하며 日 압박
한미동맹 약화 아닌 오히려 업그레이드 기회…역발상 접근 시도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23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에 따른 파장이 확대되자 미·일 양측에 대한 분리대응으로 진화에 나섰다.

미국에는 국방예산 증액 등을 통한 동맹 업그레이드를 거론하며 무마에 나서는 한편, 일본에 대해서는 그간의 숱한 무성의와 외교결례를 나열하며 '자업자득' 책임을 지우는 것이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23일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갖고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이르게 된 경과와 향후 대책을 비교적 소상히 설명했다.

청와대는 전날에도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을 통해 배경설명을 했지만 주변국, 특히 미국 측 거부 반응이 예상범위를 뛰어넘자 추가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실망했다"고 말했고 국무부와 국방부는 별도 논평에서 "강한 우려와 실망"을 표명했다.

이는 미국도 우리 결정을 이해하고 있다는 청와대의 전날 설명과는 확연히 다른 것이다. 사실 미국 측도 초기에는 '한일 양국 간 이견 해소를 촉구'하는 수준의 입장이었지만 몇 시간 사이에 기류가 역류했다.

김 차장은 먼저 우리의 지속적 외교적 해결 노력과, 이에 대비되는 일본 측 오만과 무례를 비판하는 데 집중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 측은 7월 두 차례의 고위급 특사 파견과 8월 초에도 주일대사를 통한 협의를 시도했지만 일본은 한국의 선(先) 시정조치만을 요구했다.

8.15 광복절에는 대통령 경축사를 통해 대화의 손길을 내밀었고 발표 내용을 미리 알려주기까지 했지만 일본 측은 고맙다는 반응조차 보이지 않았다. 정부는 이날에도 고위급 관계자를 일본에 파견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김 차장은 7월 17일 외신기자단 대상 브리핑에서 일본 측을 염두에 두고 국내 비판 가능성을 감안한 채 '조슈-사츠마 동맹'까지 언급한 사례도 되짚었다.

조슈-사츠마 동맹은 메이지 유신을 성공시키기 위해 경쟁세력 간에 손을 잡은 것이다. 김 차장은 한일 양국도 동아시아 평화·번영을 위해 대승적 협력을 촉구했지만 메아리 없는 외침이었다.

일본은 미국이 한일 양측에 제안한 '현상동결 합의'(Standstill Agreement)마저 거부했고 심지어 이런 제안을 있었다는 사실조차 부인했다고 한다.

김 차장은 "우리로선 진심으로 모든 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할 용의가 있었고 이런 입장을 일본 측에 전달했다"면서 "그러나 일본의 대응은 단순한 거부를 넘어 우리의 국가적 자존심까지 훼손할 정도의 무시로 일관했으며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 같은 입장은 미국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우리는 최대한 성의를 기울였지만 일본이 판을 깼다는 책임론을 확고히 함으로써 미국 조야에 파고들 수 있는 일본 측 영향력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영국 BBC 인터뷰에서 일본 측 처사에 대해 "한국은 화가 나 있다"고 했고 "저로서도 용남이 안 된다"는 직설적인 언사를 동원했다.

특히 김 차장은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이르기까지 양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간 '매우 긴밀한 협의'가 있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사실상 한미 양국의 공동 결정이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밝힘으로써 일본을 압박한 셈이다.

정부는 이번 결정이 한미동맹 약화가 아니라 오히려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역발상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에 비해 절대 열세인 군 정찰위성 등 전략자산 확충과 국방예산 증액으로 자체 국방력 증강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김 차장은 "당당하고 주도적으로 안보역량을 강화해 나간다면 이는 미국이 희망하는 동맹국 안보 기여 증대에도 부합할 것이며, 종국적으로 한미동맹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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