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2018년 4월 2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질 천안 지역 재보선에 대한 입장 등을 밝히기 위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던 중 과거 자신의 기사가 실렸던 일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성완종리스트'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졌다 무죄를 받은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관련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2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법 민사13부(김용빈 부장판사)는 23일 이 전 총리가 경향신문 소속 국장과 기자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패소 판결했다.
앞서 이 전 총리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이 든 비타500 박스를 받았다'는 취지로 보도한 경향신문 측을 상대로 3억원을 배상하라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기사에서 '비타500 박스' 부분이 허위에 해당하지만 이 전 총리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한 악의적 보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당시 재판부는 "비타500 박스로 특정하게 된 것은 경남기업 임원 박모씨의 의견이 결정적이었다"라며 "박씨의 지위나 역할 등을 볼때 피고 측으로선 '전달 매체를 귤박스 대신 비타500 박스로 수정해 보도하는 게 낫다는 박씨 주장이 틀렸다고 확신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심 재판부도 1심의 판단이 옳다고 보고 이 전 총리의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성 전 회장은 자원개발비리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랐다가 2015년 4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과정에서 성 전 회장은 이 전 총리 등 유력 정치인 8명에게 돈을 건넸다고 폭로했다.
검찰은 문 전 총장을 팀장으로 한 수사팀을 꾸렸고 이 전 총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대법원은 성 전 회장 진술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아 이 전 총리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