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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역전'에 증시 출렁…'침체' 우려는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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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920대로 후퇴…美국채 장단기 금리역전 영향
과거 금리역전 뒤 2년 안팎 지나 '글로벌 침체' 발생
다만 美증시는 반등…금리역전만으로 위기 논하긴 일러

미국 국채 10년물과 2년물간 장단기 금리역전 발생(주황색선이 0.0% 아래)하면 일정 기간 뒤 경기침체(회색)가 나타났음을 보여주는 그래프. 금리역전 발생시 은행대출의 경색 수준(파란색선)이 치솟는 게 확인된다.(자료=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NOCUTBIZ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이 경기침체의 신호로 인식되면서 전세계 증시가 출렁였다. 미중 무역갈등 이후 바람잘날 없는 우리 경제에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양상이지만, 이번 일이 우리 경제의 침체로 이어질지는 예단하기 이르다는 지적이다.

1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58% 내린 1927.17에 마감했지만 장중 한때 1.3%이상 낙폭을 키웠다. 현지시간으로 15일 영국 FTSE100(1.13% 하락), 독일 DAX(0.70%) 등 유럽 증시도 연이틀 하락세를 보였다. 같은 날 0.39% 반등에 성공한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엔 3.05%나 폭락했다.

이는 미국 금리역전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현지시각 14일 미국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한 때 1.62%까지 떨어져 2년만기 국채금리(1.63%)를 밑돌았다. 15일 역전이 해소돼 10년물(1.55%)이 2년물(1.51%) 금리보다 높았지만, 격차가 작은 만큼 재역전 발생 가능성이 있다.

미국 국채 금리의 역전에 주목하는 것은 이런 현상 뒤 경기침체가 대체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10년물-2년물 금리역전이 발생한 1989년 1월로부터 18개월 뒤, 1998년 7월로부터 32개월 뒤, 2006년 1월로부터 23개월 뒤 각각 경기침체가 시작됐다.

국채 금리는 상환시점이 멀수록 높고, 만기 10년물의 금리가 2년물보다 높은 게 일반적이다. 이게 역전되는 경우는 경기침체 전망이 우세해 투자심리가 악화된다는 얘기다. 단기채보다 더 안전자산인 장기채로 투자가 몰리면 장기채 값이 상승(금리 하락)한다.

경기침체가 예상되면 은행은 대출을 조이게 된다. 그러면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키면서 고용과 소득·소비 등에 악영향을 끼쳐 실물경제 위기로 갈 수 있다. 세계 경제·금융에서의 비중을 감안하면 미국의 침체는 세계에 파급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미국 자본이 자국 경기를 방어하려고 우리나라에서 빠져나갈 수도 있고, 당장 상대적으로 덜 안전한 우리 증시에서 이탈해버릴 수도 있다. 금융위원회도 금리역전의 중대성을 감안해 이날 시장 점검회의를 열어 필요시 시장안정 조치를 신속 시행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14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스크린에 나온 각종 지표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다만 이번 금리역전 현상이 실물경기 침체로 직행할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시장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연준 전 의장은 "금리역전은 역사적으로 침체 신호였지만, 여러 다른 원인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과거보다 덜 정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채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벌여온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 탓에 꾸준히 채권 금리가 하락해왔던 점, 미중 무역갈등 등 불확실성 증대 탓에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지속 강화돼온 점 등 경기순환 문제로 국한하기에는 원인이 복합적이라는 얘기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번 현상이 △세계 각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고 △과잉투자 버블 징후가 미약하며 △세계 주요 금융기관의 신용위험이 제한적인 데다 △금융기관의 대출태도 경색기류가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과거의 금리역전과는 극명히 차별화된다고 지적했다.

김용구 연구위원은 "금리역전은 반작용격 통화완화와 정책부양을 채근하면서 증시의 상승랠리를 견인하기도 한다. 장단기 금리역전만으로 세상과 시장의 끝을 논하는 것은 너무 때이른 판단"이라고 밝혔다.

대신증권 공동락 애널리스트도 "장단기 금리 역전과 경기 침체 간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여전히 명확하게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알려진 만큼, 이번 역전 이후 통화당국 차원의 대응과 채권시장의 반응을 좀 더 주시할 필요가 있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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