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사진=노컷뉴스DB)
'괴물' 류현진(32·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MLB) 전설의 반열에 오를 태세다. 레전드로 칭송받는 역대 투수들보다 좋은 엄청난 기록을 세우고 있다.
미국 유력지 LA 타임스는 14일(한국 시각) 류현진의 올 시즌 기록을 조명했다. 수치를 통해 역대급 기록을 분석한 것이다.
LA 타임스는 류현진이 1901년 이후 한 시즌 142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 중 역대 2위의 조정 평균자책점(ERA+) 기록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ERA+ 284로 2000년 당시 보스턴 에이스 페드로 마르티네스(291) 다음이라는 것이다.
ERA+는 리그 평균자책점(ERA)과 구장 특성 등을 고려한 투수 지표. MLB 평균 성적이 100이고, 이를 넘을수록 좋은 기록이다.
류현진의 기록은 마르티네스에는 뒤지나 다른 어지간한 전설들을 앞선다. LA 타임스는 "류현진의 ERA+는 1994년 그레그 매덕스(271·4위)를 넘어서는 기록"이라고 강조했다.
마르티네스는 2000년 당시 18승 6패, ERA 1.74로 아메리칸리그 최고 투수상인 사이영을 받았다. 역시 사이영을 수상한 1999년에도 23승4패 ERA 2.07을 찍었는데 당시 ERA+는 243이었다. 금지약물 복용이 만연한 시대에도 최고의 기량을 뽐내 '외계인'으로 불렸다.
매덕스는 '제구의 마술사'로 통한 전설이다. 애틀랜타에서 뛰던 1994년 당시 매덕스는 16승 6패, ERA 1.56을 기록했다. 라이브볼 시대 이후 역대 3위의 ERA 기록이었고, 매덕스 역시 내셔널리그 사이영을 수상했다. 이런 대투수의 역사적인 시즌보다 류현진이 앞선다는 것이다.
다저스 전설 샌디 쿠팩스의 1966년 ERA+ 190도 류현진보다 낮다. 현역 최고 투수로 꼽히는 클레이튼 커쇼(다저스·2016년 237), 잭 그레인키(휴스턴·2015년 222)도 마찬가지다.
다만 LA타임스는 "쿠팩스는 1966년 당시 (류현진의 두 배가 넘는) 300이닝 이상을 던졌다"면서 "쿠팩스가 류현진보다 떨어지는 투수라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올해 MLB의 역사적인 모습을 보고 있다는 것을 전해주고 싶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류현진이 대단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는 뜻이다.
류현진은 올해 22경기(142⅔이닝)에 등판해 12승2패 ERA 1.45를 기록 중이다. ERA는 올해 MLB 전체 1위이자 라이브볼 시대 이후 1968년 밥 깁슨의 1.12에 이어 역대 2위 기록이다.